[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이날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두 자릿수 홈런(시즌 10호)을 터뜨리는 등 멀티안타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강정호는 경기 종료를 앞둔 9회초 결정적 실책으로 동점의 빌미를 제공한 뒤 9회말 1사 2루 찬스서 잘 맞은 강습타구가 애리조나 1루수 폴 골드슈미트의 호수비에 잡히며 비디오 판독 끝에 더블아웃으로 처리됐다.
이후 강정호는 격분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더그아웃에서 자신의 헬멧과 배트를 집어던지는 등 분노를 그대로 표출했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상대 호수비와 아쉬운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었다.
강정호는 2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전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더 독해진 강정호는 안타는 없었지만, 1타수 3사사구(2볼넷 1사구) 1득점을 기록했다. 상대 투수가 강정호를 껄끄러워한 위압감의 결과였다.
강정호는 2회말 첫 타석부터 애리조나 선발투수 로비 레이를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걸어 나갔다. 시즌 16번째 사구. 피츠버그의 기폭제였다. 이후 피츠버그는 3점을 뽑아냈다. 경기 초반이었지만, 2회가 사실상 승부처였다.
2회말에 뽑아낸 강정호의 선취 득점은 결승점이었다. 강정호는 프란시스코 서벨리의 중전안타 때 3루까지 질주한 뒤 마이클 모스의 타석 때 나온 폭투를 틈타 홈을 파고들어 선제 득점을 얻어냈다. 이후 피츠버그 타선은 2안타 2타점을 더해 3-0으로 달아났다.
강정호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초구를 노려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어 6회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냈으나 서벨리의 병살로 추가 득점엔 실패했다. 강정호는 8회 1사 1, 3루 찬스서도 바뀐 투수 잭 고들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걸어 나갔다. 만루를 만든 강정호의 세 번째 출루는 피츠버그의 밀어내기 볼넷의 쐐기 득점의 발판이었다.
이날 피츠버그의 마운드는 애리조나 타선을 틀어막았다. 선발투수 J.A. 햄의 6이닝 무실점 완벽투에 이어 불펜진도 4-1 승리를 지켰다. 그 뒤에는 강정호의 완벽한 수비가 있었다. 위기 때마다 강정호의 수비는 빛났다.
강정호는 이날 네 차례 자신의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특히 2회초 무사 1, 2루 위기서 제이크 램의 타구를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고, 3-0인 8회초 1사 후
피츠버그는 2연승으로 71승(47패)째를 거두며 NL 중부리그 1위를 유지했고, 강정호는 종전 타율 2할8푼5리에서 2할8푼4리로 조금 내려갔으나, 시즌 46득점째를 올리며 24개의 볼넷과 16개의 사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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