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이것이 프로였다. 고양 오리온스가 프로의 자존심을 세웠다. 거침없던 고려대를 모든 면에서 압도하며 한 수 가르침을 선사했다.
오리온스는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 프로-아마 최강전 결승에서 고려대를 93-68, 무려 25점차로 완파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에서 프로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2012년 초대 대회 우승은 상무, 2013년 우승은 고려대였다.
고려대는 프로 팀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까지 오른 팀. 김주성과 윤호영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원주 동부를 완파한 뒤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상무에 이어 울산 모비스마저 무너뜨렸다. 대회 2연패를 향한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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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2015 KCC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고양 오리온스와 고려대의 결승전에서 오리온스 이승현이 경기 시작 전 고려대 이종현 등 후배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고려대는 높이와 외곽을 겸비한 팀. 오리온스는 한 수 위였다. 높이와 외곽에 수준 높은 기량과 경험을 더했다.
특히 눈에 띄게 차이가 난 것은 전술이었다. 오리온스는 탄탄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허술한 고려대의 지역방어는 오히려 오리온스의 공격을 편하게 만들었다. 반면 고려대는 1대1 공격에 의한 단조로운 공격으로 일관했다. 오리온스의 수비 벽을 넘긴 버거웠다. 최근 고려대가 느껴보지 못한 ‘강함’이었다.
고려대 이종현은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자존심을 구겼다. 문성곤도 확실한 오픈 슛 찬스조차 만들 수 없었다. 고려대에서는 유일하게 강상재가 개인 능력에 의한 득점에 의존할 뿐이었다.
오리온스는 경기에 출전한 전 선수가 고른 활약을 펼쳤다. 내·외곽의 조화는 만점이었다. 정재홍-이현민-임재현으로 나선 가드진은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였고, 김동욱-허일영-문태종-이승현-장재석이 뛴 포워드진은 여유가 넘쳤다. 단연 프로 팀다웠다.
수비에서도 높이의 고려대를 눌렀다. 장재석과 이승현은 골밑에서 고려대의 슛을 번번이 블록슛으로 막아내 탄성을 자아냈다.
오리온스는 전반을 46-30으로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다. 오리온스의 득점은 대부분 완벽한 팀플레이로 만들어졌다. 오리온스의 전반 3점슛 성공률은 무려 56%(5/9개)였다.
오리온스는 후반 들어 더 강력해졌다. 3쿼터 버저비터로 정재홍의 외곽슛이 림에 빨려 들어간 순간 전광판에는 67-47, 무려 20점차 스코어가 찍혔다. 승부가 기운 마지막 4쿼터, 고려대는 이종현을 벤치로 불러
오리온스는 고려대 선배인 이승현이 후배들에게 한 수 가르쳤다. 이승현은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25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반면 고려대 이종현은 4점 7리바운드로 부진했고, 강상재가 23점을 기록하며 분전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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