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22일 프로야구 종합)
8월 넷째 주 토요일은 위대한 투수들의 명품 경기가 펼쳐졌다. ‘괴물 독수리’ 로저스(한화)는 첫 방문한 광주에서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장식했고, 문학만 가면 힘이 나는지 ‘딸기’ 이재학(NC)은 74일 만에 찾아 시즌 베스트 피칭을 펼쳤다.
22일 최고의 경기는 광주에서 열렸다. 개막 이후 처음으로 구름 관중이 들어선 가운데 토종 No.1과 외인 No.1이 맞대결을 벌였다. 이날만큼 챔피언스필드의 주인공은 양현종(KIA)이 아닌 로저스였다.
한화는 지난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8회 불펜의 방화로 뼈아픈 역전패를 했다. 로저스의 승리투수 요건도 날아갔다. 실점도 최다인 4점이었다.
그 때문일까. 로저스는 1회부터 9회까지 홀로 책임졌다. 1회 두 타자를 상대하는데 18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후 31명에 대한 투구수는 105개였다. 그의 투구수는 이닝을 거듭할수록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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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의 에스밀 로저스는 22일 광주 KIA전에서 판타스틱 피칭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사진(광주)=김영구 기자 |
시즌 세 번째 완투이자 두 번째 완봉이었다. KBO리그에 가장 늦게 데뷔했지만, 완투 및 완봉 기록은 가장 많이 했다. 3승을 모두 완투승으로 기록했다.
한화는 5회와 6회 양현종의 힘을 빼는데 성공, 최진행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7회에도 2사 이후 4타자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한화의 3-0 승리.
한화는 투타 조화 속에 55승 57패를 기록, 5위 KIA(54승 55패)에 0.5경기 차로 따라잡았다. KIA는 이틀 연속 타선의 침묵(1득점)으로 5할 승률이 깨졌다.
인천의 밤하늘을 빛낸 건 이재학이었다. 문학구장은 이재학에게 ‘핫 플레이스’다. 역대 문학구장 평균자책점이 1.39(45⅓이닝 7실점)였다. 지난 6월 9일에도 6이닝 2실점으로 37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초반 부진을 털고 이뤄낸 시즌 첫 선발승.
74일 만에 다시 찾은 문학구장에서 이재학은 또 한 번 빛났다. 지난 15일 마산 kt전(5⅓이닝 2실점)에서 좋은 공을 던졌던 이재학은 더 좋은 공을 던졌다. 8이닝 동안 3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까지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그러나 딱 1번씩만 허용했다. 연타는 없었다. SK 주자들은 2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5회부터는 퍼펙트 행진이었다. SK 타자들은 헛방망이만 휘둘렀다.
이재학의 투구수는 91개에 그쳤다. 시즌 첫 완봉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9회 등판한 건 마무리 임창민. 27세이브로 이재학의 7승(5패)을 지켜줬다.
나성범은 2회 시즌 20번째 2점 홈런을 날리며 생애 첫 20-20클럽에 가입했다. 역대 41번째 가입자. 이종욱도 역대 52번째 1200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NC는 4연승을 달리며 삼성의 유일한 추격자가 됐다. 1위 삼성과 승차는 3.5경기. 3위 두산과 NC의 간극이 4.5경기로 더 벌어졌다. 두산은 막내 kt에게 덜미를 잡혔다. 수원구장 7연승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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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는 22일 잠실 넥센전에서 9회 박용택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사진(잠실)=김재현 기자 |
2회 2실점을 했지만 타선의 지원 사격으로 6회까지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7회 윤요섭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하더니 8회 선두타자 이대형에게 2루타를 맞았다. 진야곱에게 뒷일을 부탁했으나 결과는 마르테의 결승 2루타.
삼성은 롯데의 신바람을 꺾고 70승 고지에 1승만 남겨뒀다. 안타 18개와 4사구 6개로 15점을 뽑았다. 차우찬은 동료들의 화끈한 지원 덕분에 9승을 기록, 2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눈앞에 뒀다.
LG는 9회 무사 만루에서 박용택의 개인 세 번째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넥센을 4-3
봉중근이 행운의 승리투수(5승)가 됐다. 반면, 우규민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넥센은 필승조로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이날도 마무리 손승락이 아웃카운트 1개도 못 잡고서 고개를 숙였다. 시즌 6패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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