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서민교 기자] 한화 이글스가 난타전으로 치열했던 연장 11회 승부의 승자가 됐다. 5시간12분 혈투의 마침표는 4번 타자 김태균이 찍었다. 극적인 끝내기 안타. 하지만 찜찜함이 남는 경기였다.
한화는 26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장 11회말 2사 1, 2루 찬스서 김태균이 박근홍을 상대로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10-9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을 따냈다.
1회에만 5실점을 하며 패색이 짙었던 한화는 무서운 뒷심으로 삼성을 제압했다. 한화는 외야수 제이크 폭스가 포수 마스크를 쓰는 투혼까지 벌이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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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내야수 김회성. 사진=MK스포츠 DB |
첫 번째 기회는 9-9 동점을 허용한 9회말이었다. 한화는 1사 1, 3루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3루에는 발이 느린 폭스가 홈을 응시하고 있었다. 김회성은 이날 3-8로 뒤지던 6회말 추격의 3점 홈런을 터뜨리며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강공으로 외야 플라이 하나만 쳐도 끝낼 수 있는 경기. 하지만 김회성은 3B1S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낮은 볼에 몸을 날리며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벤치에서 사인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장면이었지만, 정황상 작전에 의한 스퀴즈로 보였다.
김회성의 번트는 투수 앞으로 떨어졌다. 그 사이 3루 주자 폭스가 홈을 파고들려다 다시 3루로 귀루하는 과정에서 태그아웃됐다. 허무하게 9회말 끝내기 찬스를 날린 순간이었다.
이어 한화는 연장 9-9인 11회말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이번엔 1사 1루 상황. 1루에는 발 빠른 이용규가 있었다. 김회성은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또 번트 자세를 취했다. 보내기 번트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김회성은 결국 번트 실패 후 5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웃카운트만 하나 늘어난 2사 1루였다.
결과는 한화의 승리로 끝났다. 정근우가 볼넷을 얻어낸 뒤 김태균이 끝내기 안타로 끝냈다. 하지만 연장 승부까지 가지 않을 수 있는 찬스서 납득할 수 없는 두 차례 번트 실패에 다음날 마산 NC 다이노스전을 치르기 위해 원정길에 올라야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는데 잘 이겼다. 사실 9회 끝냈어야 했는데 실수가 있었다”며 “김민우가 잘 던져줬고, 권혁이 돌아온 것 같다. 폭스를 테스트로 기용했는데 상상 외로 잘해줬고, 앞으로 기용 폭이 넓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