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서민교 기자]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투·타 맞대결이 성사됐다. 한화 이글스 에이스 에스밀 로저스(30)와 NC 다이노스 4번 타자 에릭 테임즈(29)가 27일 마산구장에서 한 판 승부를 벌인다.
최고 대 최고의 승부서 누가 웃을까. 경기 하루 전인 26일 대전구장서 로저스에게 테임즈를 물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4일 휴식 후 로저스를 NC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로저스는 한국 무대 입성 뒤 단 4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4경기만으로도 역대급 ‘용병투수’로 꼽히며 한국프로야구의 ‘전설’ 선동열과도 비교가 될 정도로 극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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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 사진=MK스포츠 DB |
테임즈도 역대급 ‘용병타자’로 손색이 없다. 올 시즌 강력한 MVP 후보다. 110경기에 출전해 시즌 타율 3할6푼7리 108타점 105득점을 기록 중이다. 테임즈 역시 아직 놀라면 안 된다. 홈런 37개와 도루 29개를 기록해 30-30 클럽 달성에 도룩 1개만 남겨두고 있다. 역대 30-30 클럽 선수는 5명 뿐. 14년 동안 이 클럽 새 회원은 없었다. 또 역대 처음으로 한 시즌 두 차례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한 유일한 선수로 남았다.
이런 두 외국인 투·타가 맞붙는다.
그러나 NC전을 앞둔 로저스는 평온했다. NC의 강타선과 테임즈와의 맞대결 질문이 나올 때마 가벼운 미소까지 보이며 여유를 보였다. 정확히는 무덤덤한 자세였다.
로저스는 NC에 대해 먼저 가벼운 미소를 던졌다. “NC에 좋은 타격을 하는 선수가 많지만, 나도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테임즈에 대해 ‘알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로저스는 “누구(Who)?”라고 되물었다. 테임즈에 대한 가벼운 설명이 붙은 뒤에야 알고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오른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미소를 지었다. 로저스는 “테임즈와 상대를 한다고 해서 다른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 타자에 맞춰 승부를 하는 것 뿐”이라며 “난 이미 좋은 타자들을 많이 상대해 봤다. 테임즈가 잘 치는 타자이지만, 나도 잘 던지는 투수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로저스는 지난 4경기에서의 엄청난 활약상에 대해선 겸손했다. 로저스는 “나도 이렇게까지 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내 능력껏 최선을 다하는 것을 목표로 했을 뿐이다”라면서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도 같았다. 완투, 완봉의 기회가 있다면 항상 할 수 있는 준비는 돼 있었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빠른 적응력으로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더그아웃에서는 팀 동료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고, 자진해서 냉장고에 음료수를 채워 넣는 등 한국 생활에 있어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5일 로테이션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그렇게 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9개 구단은 두려울 수 있으나 한화에서는 로저스를 내년에도 잡아두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로저스는 “난 지금이 좋다. 즐길 수 있는만큼 즐기고 있다. 미국에서 하는 것과 한국에서 하는 것이 특별한 차이는 없다. 늘 즐기면서 하는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로저스는 조금은 이른 한화 잔류 생각에 대해 “내년에 있을 일은 나도 모른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라며 선을 그은 뒤 “지금은 최선을 다해 팀을 돕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라고 한화 잔류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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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