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올해 두 번째 음주운전 파문에 휩싸였다. 모두 팀의 핵심 선수들이다. 촉망받던 불펜 투수 정찬헌(25)에 이어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35)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정성훈은 지난달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뒤 과태료를 부과 받은 사실이 15일 뒤늦게 알려졌다. LG 구단은 사실 파악 후 자체 징계로 최고액인 벌금 1000만원을 결정했다. 출장정지 징계는 없었다. 지난 6월 음주운전 사고를 낸 정찬헌은 3개월 출장정지에 벌금 1000만원 중징계를 받았다. LG는 왜 정성훈과 정찬헌의 징계 수위를 다르게 적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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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트윈스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 사진=MK스포츠 DB |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LG 구단은 “정성훈이 과태료만 부과 받은 사건이라서 경미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해결이 다 된 줄 알고 구단에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는 LG의 징계 수위의 판단은 과연 적절했을까.
일단 LG가 판단한 정성훈과 정찬헌의 징계 기준은 달랐다. LG 구단 관계자는 “정성훈은 정찬헌과 다르다. 면허정지나 취소 처분이 나오지 않은 사건이다. 대리운전을 한 것도 확인이 됐다. 이런 사건에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사례도 없었다. 정상참작을 하려 했으나 벌금으로 중징계를 내렸다. 1000만원은 구단 자체 최고액이다”라고 밝혔다.
LG는 음주운전 도중 오토바이 접촉 사고를 냈던 정찬헌의 사례와 경중에 차이를 두고 징계 수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리운전 이후 주차장에서 주차를 시도하다 적발됐기 때문에 선수의 억울한 입장을 어느 정도 정상참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LG는 올해에만 두 차례 음주운전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처음이 아닌 두 번째 사례다. 그것도 팀의 주축 선수들이다. 정성훈은 구단에 알리지 않고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려고 했다. 뒤늦게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지 않았다면 은폐됐을 사건이다.
구단은 자체적으로 기준을 세우고 징계 수위를 정했다. 벌금 1000만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벌금으로는 중징계가 맞다. 하지만 출장정지 징계를 내리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음주운전에 경중은 없다. 정성훈이 적발된 것도 주차장에서 그의 운전에 위협을 느낀 주민의 신고에 의해 경찰에 사건이 접수됐다. 운이 좋아 사고가 나지 않았을 뿐이다. 대리운전 여부를 떠나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음주운전에 예외는 없다.
또한 LG 구단이 내린 정성훈의 징계 수위에 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찬헌 음주운전 논란이 일어난 뒤 불과 2개월 뒤에 다시 음주운전 파문이 일었다. 선수단 내부적으로 전혀 경각심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음주운전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LG 구단은 선수관리 문제에 치명상을 입었다.
LG는 정규시즌 13경기를 남겨뒀다. 정성훈의 출장정지 징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문제는 LG에서 올해에만 두 번째 일어난 음주운전 파문이라는 점이다. 음주운전의 정황을 떠나 일벌백계해야 추후 또 다시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 과연 LG의 젊은 선수들에게는 이번 정성훈의 징계가 어떤 경종이
LG는 구단 차원에서 정성훈의 출장정지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정성훈의 경기 출장과 관련해서는 현장에 맡겼다. 정성훈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양상문 LG 감독이 남은 시즌 정성훈의 출장정지 자체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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