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16일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째 날, 같은 지역 다른 시간대에 UEFA 유스(Youth) 리그가 열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동생’들이 에인트호번 원정을 떠나고, 유벤투스 ‘꼬꼬마’들이 맨체스터에 와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다. 형들과 같은 엠블럼이 박힌 유니폼을 입고 그들은 구단을 대표해서 뛰었다. 눈앞에 후안 마타, 지안루이기 부폰과 같은 스타 선수들은 없지만, 나이가 비슷한 또래여서 자존심 싸움이 더 치열했다.
경기 결과는 성인팀과 마찬가지로 UEFA 공식 홈페이지에 올랐다. 맨유는 에인트호번을 3-0으로 이겼고, 맨시티는 유벤투스를 4-1로 대파했다. 볼프스부르크는 CSKA 모스크바에 2-4로 졌다. 벤피카가 아스타나를 상대로 기념비적인 8-0 대승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게재되었다.
UEFA는 공식 홈페이지에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유로파리그, UEFA 슈퍼컵 아래에 유스 리그 코너를 따로 개설했다. 경기, 조 추첨 관련 영상과 뉴스를 싣고, 각종 통계 자료도 공개했다. 스폰서도 붙었다. 영락없는 하나의 정식 대회다.
↑ UEFA 유스 리그에 참가 중인 엔조 지단(레알 마드리드). 부친 지네딘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프랑스 파리)=AFPBBNews=News1 |
대회 수익, 관심도는 챔피언스리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간접적으로 맛보고, 각국 각 클럽에 실력 있는 선수들과 겨루는 기회란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2012~2014년 레알 후베닐 B(16~18세) 감독을 역임한 전 레알 공격수 페르난도 모리엔테스는 말했다. “19세가 참가하는 유스 리그는 유스 카테고리의 마지막 해에 치러지는 대회다. 그들은 프로 선수들보다 고작 한 계단 아래에 머물렀다. 고로 유스 리그를 통해 프로 선수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무니르 엘 하다디(FC 바르셀로나) 도미닉 솔란케, 루벤 로프투스-치크(이상 첼시) 게디온 젤라렘(아스널), 레빈 외즈투날리(바이엘 레버쿠젠). 유스 리그를 거쳐 챔피언스리그를 밟은 선수들이다. 일각에선 사흘 간격의 원정 경기가 어린 선수들에게 독이라 지적하지만, 경험과 실력 성장면에서 대회에 참가하는 쪽이 낫다는 목소리가 더 높다.
아시아로 눈을 돌려 보자. 아시아에는 유스 리그가 없다. 특히 국내의 경우 한 국가 안에서만 아웅다웅하다가 가끔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서나 상대팀 상대 선수들을 경험한다. 17~18세부터 프로 경력을 시작하는 남미 선수들이나, 유스 리그를 통해 풍부한 경험을 쌓은 유럽 선수들에 비해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올해 열린 두 차례 수원컵에서 타 대륙 선수들과 경쟁하지 않은 선수들이 힘과 속도,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봤다.
AFC도 유스 리그를 개설한다면 어떨까. 선수 실력, 클럽 충성도, 스카우트 등 클럽 전반에 걸쳐 도움이 될 것 같다. 성인 챔피언스리그의 대회 방식과 같이 동아시아 대륙과만 경기해도 일본, 중국, 호주를 상대할 수 있다. 모리엔테스의 말처럼 해외에서 24시간 동안 동고동락하는 경험은 어린 선수들에게 부족한 단결력, 팀 정신을 고취할 수도 있을 테다.
하지만 AFC에서 의지가 있는지 모를뿐더러, 대회가 열린다 한들 국내 각 클럽(학교)에서 유스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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