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위기의 두산 베어스다. 가장 믿을만한 투수 유희관마저 시즌 최악의 경기로 무너졌다. 두산도 또 2연패. 최근 11경기서 2승9패의 성적을 거두며 불편한 시즌 마무리를 향했다.
유희관은 롯데에 강했다. 올 시즌 2경기에서 1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2승을 챙긴 팀이다. 롯데전 평균자책점은 0.00. 유희관은 완벽한 ‘롯데 킬러’였다. 유희관은 롯데전만 강한 투수가 아니었다. 올 시즌 17승으로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선두에 오른 에이스다.
최근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유희관의 호투가 절실했다. 하지만 유희관마저 상승세의 롯데 타선을 당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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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6회초 1사 1,2루 상황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이 교체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유희관은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5⅓이닝 동안 투구수 100개를 채우며 9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7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27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유희관은 팀이 7회말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로 7-7 동점을 만들어 패전은 면했다. 하지만 2경기 연속 18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유희관은 경기 초반 타선의 지원을 받았다. 두산은 1회말 양의지의 3점 홈런으로 3-0 리드를 잡았다. 유희관은 3회초 1사 2루서 손용석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으나 손아섭을 병살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두산 타선도 3, 4회 각각 1점씩 추가점을 뽑으며 5-1로 앞섰다.
하지만 유희관은 5회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시작은 선두타자 최준석의 솔로 홈런이었다. 유희관은 최준석에게 좌측 관중석 상단을 때리는 비거리 135m짜리 대형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어 1사 뒤 하위타선인 오승택 안중열 손용석에게 연속 3안타를 맞고 추가 실점했다.
유희관은 계속된 1사 1, 2루 위기서 손아섭에게 좌익선상으로 흐르는 적시 2루타를 맞은 뒤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를 불러들여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때 2루수 오재원이 손아섭의 3루 오버런을 잡아내 이닝을 가까스로 막아낸 것이 다행이었다.
유희관은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1사 뒤 최준석에게 볼넷을 내주고 정훈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해 1사 1, 2루 위기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유희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이 오승택의 볼넷에 안중열의 2타점 2루타를 허용해
두산은 결국 롯데와 연장 12회 혈투 끝에 7-9로 역전패를 당했다. 운도 따르지 않은 경기였지만, 유희관에 이어 노경은-함덕주-니퍼트-이현승-진야곱을 모두 투입하는 투수 총력전을 펼치고도 이기지 못했다.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확정됐지만, 3위와 4위의 차이는 크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