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윤진만 기자] 패스의 존재 이유는 골이다.
골 없이 패스 백번은 아무 의미 없다. 패스와 골의 케미 덕에 FC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는 최고의 전술로 군림했다. 지난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우스햄튼간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에서 후안 마타의 골이 이슈된 건 최종 슈팅 이전 45회의 매끄러운 패스 때문이다.
23일 FC서울전 승리를 결정지은 박용지의 발리슛도 인과응보의 법칙을 따랐다. 전성기 시절 로빈 판페르시가 연상되는 멋진 슈팅 폼, 정확한 타점과 자신감이 빚은 슈퍼골 이전 장학영의 왼발 크로스가 있었고, 그에 앞서 10회의 공격 지향적이며 실용적인 패스가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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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서울-성남전에서 박용지 선제골이 터지고 성남 선수들이 기뻐하는 중이다. 사진(상암)=곽혜미 기자 |
김철호 ① 이태희 ② 윤영선 ③ 김태윤 ④ 이태희 ⑤ 레이나 ⑥ 이태희 ⑦ 황의조 ⑧ 김성준 ⑨ 장학영 ⑩ 박용지 ⑪=슈팅 ⑫=골
김철호~레이나까진 안정적으로 공을 돌리다 레이나가 이태희에 공을 짧게 건넨 뒤 빠르게 전진하면서 성남의 공격 템포도 덩달아 빨라졌다.
이태희가 전방의 황의조에 전진 패스, 황의조가 후방의 김성준에 리턴 패스, 김성준이 좌측의 장학영에게 공간 패스, 장학영이 반대편 황의조를 향해 장거리 크로스, 박용지가 마무리 슈팅을 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초였다. 프리킥이 시작되고부터는 29초다.
10번의 패스가 오간 그 공간, 29초란 시간 동안 서울 선수들은 수비 진영에 더 많은 숫자를 두고도 공을 만지지 못했다. 6~8번 상황 중 적어도 한 장면에선 길목을 차단하든, 파울로 끊든, 공을 차단해야 했다. 실점은 상대를 너무 자유롭게 놔둔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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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번의 원더패스. 사진=SPOTV 중계화면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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