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롯데의 필승카드였던 린드블럼은 1회 부진했을 뿐, 이후부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 조절에 다소 애를 먹었으나 탈삼진 6개를 잡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두산은 4회 이후 안타 1개만 때렸다. 그것도 9회 롯데 야수진의 수비 미스 덕분이었다.
0의 행진이었다. 그렇다면 흐름을 잡아야 하는 건 롯데였다. 점수 차는 3점. 못 좁힐 간극은 아니었다. 최근 2경기에서 18점을 올린 타선이었다. 그러나 그 전 2경기에선 1득점에 그쳤다. 기복 심한 타격 컨디션이었다.
기회는 분명 있었다. 다시 마주한 이현호는 7일 전(7⅔이닝 7탈삼진 무실점)과 달랐다. 어처구니없는 송구 실책을 하는 등 흔들렸다. 롯데는 기습번트를 시도하는 등 이현호를 공략하고자 이런저런 노력을 했다. 궁지에 몰아넣긴 했다. 하지만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못 칠 수 있을까. 보는 이를 화나게 만들 정도로.
득점권에 주자가 나간 찬스는 롯데가 두산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두산의 1회 공격 같은 응집력이 떨어졌다. 4회 이현호의 실책을 틈타 만든 기회에서 강민호의 3경기 연속 홈런이 터지며 1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그 1점을 못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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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24일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에서 결정타 부족을 드러내며 5연패 늪에 빠졌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렇다고 번트로 주자를 한 베이스씩 더 보낸다고 해서 꼭 점수를 뽑는 것도 아니다. 롯데는 7회 문규현과 손아섭의 연속 안타 뒤 손용석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희생타면 동점 가능. 그러나 정훈의 타구는 외야가 아닌 내야로 향했으며, 4번타자 아두치(삼진)마저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8회에 비하면 6,7회는 나았다. 삼세번을 외쳤으나 달라진 건 없었다. 함덕주의 폭투까지 더해 무사 2,3루의 역전 기회. 마운드 위의 함덕주는 위태로웠다. 이 황금 같은 찬스도 못 살린 롯데다. 황재균(유격수 땅볼), 오승택(삼진)에 이어 대타 박종윤(1루수 땅볼)까지 헛방만 날렸다.
더 많은 안타(7-6)를 치고 더 많은 기회를 얻고도 롯데는 끝내 침묵했다. 속이 타들어갈 정도로 답답했다. 더블헤더 첫 경기를 반드시 이기겠다며 린드블럼 카드를 먼저 꺼냈음에도
롯데는 전날 SK의 등에 업혔다. 한 번씩 돌아가며 업어주기였던 것일까. 연패의 늪에 더 깊이 빠진 롯데는 5위 자리를 다시 돌려줬다. 실망만 가득했던, 이길 수 없는 경기력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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