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이상철 기자] 25일 넥센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전은 3위와 5위를 꿈꾸는 두 팀의 맞불에 관심이 모아졌다. 또한,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인 앤디 밴헤켄(넥센)과 에스밀 로저스(한화)의 자존심 싸움도 흥밋거리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보고 싶던 대결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꾸는 ‘홈런왕’ 박병호(넥센)와 전 뉴욕 양키스 출신 투수의 대결이었다. 괴물 독수리를 공략할 지는 승부처이자 최고의 재미였다.
박병호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 최근 4경기에서 외야 펜스 너머로 세 차례나 타구를 넘기며 2년 연속 50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최근 9경기에서 타율 4할2리 32타수 13안타 4홈런 8타점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로저스는 최근 주춤하긴 해도 KBO리그 후반기를 뒤흔든 괴물이었다. 특히, 우타자 피안타율이 1할7푼4리에 그쳤다. 피홈런은 1개도 없었다.
↑ 박병호는 25일 대전 넥센-한화전을 통해 에스밀 로저스와 첫 대결을 가졌다. 결과는 4타수 무안타 3삼진. 사진(대전)=곽혜미 기자 |
기대만큼이었다. 로저스와 박병호의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박병호가 타석에 설 때마다 긴장감이 대전구장을 휘감았다. 로저스와 밴헤켄의 투수전이 펼쳐졌던 터라, 분위기는 더욱 살 떨렸다. 그 속에서 결과는 로저스의 완승. 로저스는 네 번의 대결에서 박병호를 삼진 3개를 포함 모두 아웃시켰다.
로저스는 박병호와 첫 대결에서 3구 삼진으로 박병호를 돌려 세웠다. 박병호가 2구를 배트에 맞췄으나 타구는 밀리며 외야가 아닌 1루석으로 향했다. 그리고 낙차 큰 변화구에 헛스윙.
다음 대결은 더욱 화끈했다. 로저스는 연속 볼을 던진 뒤 연속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5구로 빠른 공을 택했다. 바깥쪽의 꽉 찬 스트라이크로 루킹 삼진. 박병호로선 힘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삼세번은 달랐을까. 한화가 6회 정근우의 홈런과 제이크 폭스의 적시타로 3-0으로 달아난 가운데 둘은 맞섰다. 넥센으로선 박병호가 꽉 막힌 공격의 활로를 열어줘야 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150km의 빠른 공에 헛스윙 삼진.
박병호에게는 자존심을 회복할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졌다. 승부가 기울어진 9회, 1사 주자가 없는 가운데
빅 매치의 특별 부록은 로저스의 압승이었다. 로저스는 박병호를 상대로 공 16개를 던져 탈삼진 3개를 잡았다. 볼은 4개. 헛스윙이 5번. 박병호가 로저스의 공을 배트에 맞힌 건 3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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