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NC 다이노스가 마침내 한 시즌에 주전 타자 9명이 규정 타석을 채우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NC는 25일 마산구장에서 LG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4-5로졌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포수 김태군이 두 타석을 밟으면서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베스트9’이 규정타석(446타석)을 모두 채웠다.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에서는 6팀,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단 한 차례만 나온 매우 드문 기록이다. 그만큼 여러 퍼즐이 맞춰지지 않으면 이뤄질 수 없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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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의 "베스트9"이 정규 타석을 모두 채웠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기본적으로 주전들의 실력이 뒷받침이 됐다. 지난 시즌 팀 타율 2할8푼2리로 8위에 머물렀던 NC는 올 시즌은 시즌 내내 상위권에 머물렀다. 25일까지 2할8푼9리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NC의 클린업트리오(나성범-에릭 테임즈-이호준)의 파괴력은 KBO 최강으로 불린다. 테임즈는 현재 타율 3할8푼3리 45홈런 38도루를 기록해 KBO 최초 40(홈런)-40(도루)을 바라보고 있다.
1군 3년차 나성범은 개인 최초 20-20을 달성하면서 ‘큰 공룡’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호준은 역시 3년 연속 20홈런을 치는 등 베테랑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 셋이 나란히 100타점을 넘기면서 NC는 KBO 최초 한 팀에서 100타점을 넘긴 타자 세 명을 보유한 팀이 됐다.
박민우와 김종호는 빠른 발과 공을 맞추는 능력을 갖춰 확실한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했다.
손시헌과 이종욱은 내외야에서 든든한 수비를 보여줬다. 데뷔 12년 만에 주전자리를 꿰찬 지석훈은 공수해서 활약했다. 김태군은 체력소모가 가장 많은 포수지만 전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주전들이 각자 위치에 맞는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뒤를 받치는 든든한 백업
주전들의 뒤를 받치는 백업 선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타자들이 시즌 중에 슬럼프에 빠지면 백업들이 나가서 대신 해결해야 한다. 또 주전들의 크고 작은 부상 때도 백업들의 역할은 크다.
NC에서 시즌 내내 활약한 백업으로는 김성욱과 최재원, 조영훈, 모창민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김종호와 이종욱, 나성범이 한 시즌 내내 외야를 책임진 가운데 이들의 뒤를 받쳐준 김성욱과 최재원에 대해서 김경문 NC 감독은 여러 차례 든든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김성욱은 8월 중순 김종호가 손가락 부상으로 빠졌을 때 그 자리를 훌륭히 메웠다. 조영훈은 이호준과 에릭 테임즈의 컨디션 난조 혹은 작은 부상 때 선발로 나섰다.
지난 7월 23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통쾌한 만루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한 방 능력을 갖추고 있는 모창민도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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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문 NC 감독은 8월 중순부터 꾸준히 선수들의 규정 타석에 대해 관심을 보여왔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경문 감독의 선수들에 대한 신뢰와 규정 타석을 채우기 위한 노력도 컸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9경기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했지만 꾸준히 기용했다. 손시헌의 현재 타율은 2할4푼5리로 지난해(2할9푼3리) 보다는 다소 낮지만 13개 아치를 그려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지난 9월 초에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선 지석훈은 7점차를 뒤집는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리면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김 감독은 타자들이 슬럼프에 빠지면 타순을 변경하는 일은 있어도 선수를 선발 명단에서 쉽게 빼지 않는다.
김 감독 자신도 주전 타자 9명이 규정 타석을
김 감독은 최근에도 “김태군과 지석훈이 규정 타석까지 조금 남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시즌 내내 고생한 선수들이 규정 타석을 채워 조금이나마 보답받기를 원했다.
김 감독은 “감독 하고 나서 처음 있는 기록이다. 꼭 한 번 달성해보고 싶다”고 꾸준히 말해왔다.
[kjlf200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