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염경엽 넥센 감독의 계획은 틀어졌다. 3위로 정규시즌을 마무리 짓곘다는 구상은 어긋났다. 현실적인 목표는 1위에서 2위로, 다시 2위에서 3위로 내려가더니 끝내 4위로 144경기를 마쳤다.
3승을 노렸던 10월 전략은 2승 1패로 종료. 그 1패가 발목을 잡았다. 넥센은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을 내려갔다. 2년 전 악몽이 되살아났다. 144번째 경기의 패배 탓에. 예년 같으면 3위나 4위나 ‘메리트’의 큰 차이는 없었다. 넥센은 두산과 시즌 전적은 8승 8패로 호각을 다퉜다. 그리고 잠실구장에서의 성적은 4승 5패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되면서 3위와 4위는 매우 큰 차이가 생겼다.
예년 같으면 하지 않아도 될 1~2경기를 해야 한다. 준플레이오프 구상과 맞물려 많은 게 꼬인다. 특히, 선발진 운영은.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에 자동 출전한다는 보장이 없다. 1경기만 잡으면 되지만, 2경기를 내주면 끝이다. 1승과 2패는 단기전에서 매우 큰 차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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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넥센은 에이스 카드를 일찍 가동할 수밖에 없다. 3일 뒤 열릴 준플레이오프를 생각할 겨를도 없다. 그러나 이판사판, 총력전은 SK도 마찬가지. 지난 3일 문학 NC전보다 더욱 파격적인 카드를 쏟을 것이다. SK 역시 가장 먼저 내놓을 카드도 에이스 카드다. 넥센이 마냥 우세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렇다보니 현장에서 ‘5위보다 못한 4위’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막바지 3위와 5위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4위에 대해 저평가가 이뤄졌다는 볼멘소리였다. 샌드위치 신세란 것. 또한, 홈 개최 외 유리한 점도 굳이 없다는 것. 에이스 맞불은 물론 흐름도 넥센의 편은 아니다.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한 SK의 기세는 땅이 아닌 하늘을 향한다.
1번만 이기면 된다. 하지만 1번을 지면 어떻게 될까. 마지막 한판에 대한 부담감은 매우 커진다. 확률도 50% 이상이라고 장담할 수가 없다.
1승을 안고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일본 프로야구 클라이막스시리즈 1스테이지와 동일하다. 1승을 선점했다는 게 꼭 차기 스테이지 진출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5년간 열렸던 클라이막스시리즈 1스테이지에서는 ‘하극상’이 매우 자주 벌어졌다. 리그 3위가 2위를 이긴 게 7번이었다. 확률상 70%에 이르렀다. 지난 2010년 지바 롯데 마린스는 그 기세를 몰아 일본시리즈 정상까지 올랐다.
염 감독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이 전혀 다르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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