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치플레이에서는 18번홀 그린 주변에만 있다가 바보가 되는 수가 있다. 실력 차가 많이 나는 경우 18번홀 전 일찌감치 승부가 결정 나기 때문이다. 반대로 놓치면 안될 가장 흥미로운 홀은 그 코스에서 ‘가장 짧은 파4홀’이다.
대회 주최측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장타자라면 ‘원온(티샷 한번에 그린에 공을 올리는 것)’을 노릴 수 있게 아주 짧게 세팅한다.
8일부터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릴 2015 프레지던츠컵에서는 14번홀이 그 주인공이다. 파4홀이지만 거리는 320야드 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360야드 홀이지만 거리를 줄이고 대신 페어웨이 왼쪽 285야드 지점에 벙커를 새로 만들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그린을 노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워터해저드가 약간 수직으로 페어웨이를 양분하기 때문이다. 직접 원온을 노리겠다면 실수할 경우 해저드에 빠질 각오를 하고 그린이 있는 왼쪽 페어웨이로 샷을 하면 된다. 반대로 안전하게 돌아가겠다면 오른쪽 페어웨이를 노리면 된다.
통상적으로 포볼경기(두 선수가 각자 볼로 경기한 뒤 좋은 스코어를 택하는 방법) 때는 한 선수가 먼저 직접 그린을 노리고, 만약 실패하면 다른 선수는 우회하는 전략을 택한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평균 300야드 이상을 치는 선수는 모두 10명이다. 미국팀 중에는 더스틴 존슨(317.7야드), 버바 왓슨(315.2야드), J.B. 홈스(309.9야드), 지미 워커(301.6야드), 필 미켈슨(300.5야드)이 ‘300야드 클럽’에 속해 있고, 인터내셔널팀에서는 제이슨 데이(313.7야드), 애덤 스콧(311.6야드), 찰 슈워젤(309.5야드), 스티븐 보디치(302.1야드), 브랜든 그레이스( 301.6야드)가 올시즌 300야드 이상을 보냈다.
이번에 출전하는 24명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인만큼 장타가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한두가지 ‘자신만의 무기’를 갖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는 익히 아는 바와 같이 신기에 가까운 퍼팅 능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스피스의 평균 티샷 거리는 291.8야드(78위)로 장타자는 아니다. 하지만 홀당 퍼트수와 라운드 당 퍼트수가 모두 1위인 ‘퍼팅의 신’이다. 알려진 대로 짧은 퍼팅 때 곁눈질로 홀을 보면서 퍼팅하는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24명 중 가장 눈여겨 봐야 할 선수는 인터내셔널팀 ‘에이스’ 제이슨 데이다. 올해 통계만 보면 데이는 정말 못하는 게 없다. 인터내셔널팀에서 가장 멀리 날리는 데이는 올해 PGA투어에서 그린 적중률 7위(70.83%), 스트로크 게인드 퍼팅 6위(0.585), 샌드 세이브 10위(61.11%), 스크램블링 2위(65.34%)에 올랐다. 이런 종합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데이는 상금왕 스피스를 제치고 홀당 가장 많은 버디(4.71개)를 노획했다.
퍼팅과 벙커샷 기술이 뛰어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는 파3홀에서 유난히 성적이 좋은 선수다. 올해 PGA투어에서 파3 홀 성적이 2.97타로 당당히 2위에 올라 있다.
스피스나 데이 못지 않게 퍼팅을 잘 하는 선수가 또 있다. 미국팀의 지미 워커다. 퍼팅으로 얻은 타수를 계산하는 스트로크 게인드 퍼팅에서 워커는 스피스(8위)와 데이(6위)를 제치고 2위(0.690)에 올라 있다.
물론 최고의 선수라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단점은 있는 법이다. 올 최장타자 존슨은 벙커에만 빠지면 주말골퍼처럼 쩔쩔 매는 스타일이다. 올해
[오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