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두산 투수 유희관(29)의 리그 막판 분위기는 최근 날씨처럼 쌀쌀했다. 시즌 20승을 노리던 기세는 귀신 같이 사라졌다. 리그 마지막 4경기 등판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15.92였다. 심지어 시즌 최종전(지난 3일 KIA전 4실점)은 단 아웃 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결국 준플레이오프 1,2선발 마운드는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의 몫으로 돌아갔다. 시즌 내내 팀을 이끈 ‘에이스’에 우려의 시선이 쏠렸다. 하지만 유희관은 기죽지 않았다. 본래 그의 성격답게 담대했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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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선발 투수 유희관이 13일 목동 넥센전에서 선발 등판한다. 팀의 시리즈 스윕과 함께 짜릿한 목동 피날레를 꿈꾼다. 사진=김재현 기자 |
웃으면서 말했으나 속으로는 칼을 갈고 있다. 2년 전 포스트시즌의 경험도 약이 된 상황. 유희관은 “리그 막판에 죽을 쒀서 포스트시즌에서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2년 전 가을 야구 경험이 있다. 특히 한국시리즈 7차전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의욕만 앞서면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찌감치 3차전을 준비한 유희관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투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조기에 준플레이오프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했다. 넥센이 올라올 것도 예상했던 상황.
유희관은 “넥센이 올라올 것 같아서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중심 타선의 한 방이 있기에 테이블세터를 출루시키지 말아야 한다. 홈런을 내줘도 주자가 없을 때 맞아야 한다. 2년 전 목동에서 얻은 좋은 결과도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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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투수 유희관은 지난 12일 최동원상의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중요한 등판을 앞두고 기분 좋은 소식을 들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유희관의 말대로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이다. 오히려 2년 전 가을 야구에서는 유희관이 넥센을 압도한 바 있다. 당시 유희관은 준플레이오프 목동 2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14⅓이닝 14탈삼진 평균자책점 0.63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막판 부진을 씻어냄과 동시에 팀의 시리즈 스윕에 기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뿐만 아니라 목동구장 ‘피날레’의 주인공이 될 기회기도 하다. 만약 두산이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이 경기가 목동구장의 마지막 KBO 공식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넥센은 다음 시
희소식도 날아왔다. 유희관은 지난 12일 ‘최동원상’의 두 번째 주인공이 됐다. 중요한 등판을 앞두고 기분이 좋아지는 소식이다. 2년 전과 같은 호투로 팀의 스윕을 이끄는 것. 유희관이 꿈꾸는 완벽한 목동 ‘피날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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