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벼랑 끝에 몰렸던 넥센 히어로즈가 2연패 뒤 값진 1승을 챙겼다. 위기의 넥센을 구한 것은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었다. 두산 베어스의 좌완 에이스 유희관을 울린 넥센의 완승. 리버스 스윕을 위한 반격의 시작이었다.
밴헤켄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밴헤켄의 역투에 힘입어 5-2로 이겼다.
밴헤켄은 이날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7⅔이닝 동안 5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107개를 기록했으나 7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 1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준PO3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 초에서 넥센 선발 밴헤켄이 3-0으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깊은 숨을 내쉬고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밴헤켄은 3회초 1사 후 오재원의 빗맞은 내야안타로 첫 피안타를 기록했으나 곧바로 견제사를 시켜 스스로 위기의 틈을 주지 않았다. 4회초 1사 뒤 허경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공 3개로 후속타자 2명을 돌려세웠다. 5회초 1사 뒤에도 민병헌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로메로를 3루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밴헤켄의 구위는 5회를 넘기며 더 위력적으로 변했다. 3-0으로 앞선 6, 7회 삼진 4개를 엮어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7회까지 3피안타 1볼넷만 내준 채 무려 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투구수도 77개로 효율성을 극대화시켰다. 넥센 타선도 7회말 추가 2득점을 보태 밴헤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밴헤켄은 8회말 제구가 흔들리며 아쉽게 2실점 했으나 마운드를 든든히 지켰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밴헤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며 마운드에 서게 한 결과는 달콤했다.
밴헤켄이 지배한 준PO 3차전. 올해 처음 도입된 와일드카드제도(WC)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스포츠에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밴헤켄의 완벽투에 정규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벌이던 넥센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밴헤켄은 지난 7일 목동 SK 와이번스전을 치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 선발로 나서 6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극적인 연장 11회 5-4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넥센은 단 1경기로 휴식을 벌었으나 밴헤켄이 준PO 선발로 등판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준PO 1, 2차전에 나설 수 없었던 밴헤켄은 5일을 쉰 뒤 무섭도록 완벽한 투구로 넥센을 구했다.
넥센이 2년 전 준PO에서 두산에 당했던 리버스 스윕의 한을 풀 수 있을까. 분위기를 바꾼 밴헤켄 효과를 뒤늦게 누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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