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14일까지 2015한국프로야구 ‘가을야구’ 5경기가 모두 매진에 실패했다.
오랫동안 ‘매표전쟁’과 ‘암표상’으로 대표됐던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고고했던 자부심에 생채기가 나는 중이다. 인구 1천만명의 서울에서만 5경기를 치렀으나 2만6000석의 잠실구장 두 경기(준PO 1,2차전)는 물론, 1만2500석의 목동구장 세 경기(WC결정전 1차전, 준PO 3,4차전)마저도 스탠드를 꽉꽉 채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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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준PO 4차전은 7점차 열세를 따라잡고 9회 대역전극을 펼친 두산의 승리로 끝났다. 이번 ‘가을야구’는 WC 결정전 1차전부터 준PO 4경기가 모두 타이트한 흐름의 진땀승부로 펼쳐져 5경기 연속 매진 실패의 흥행 부진이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이번 가을의 ‘개막전’ 격이었던 지난 7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선 넥센이 연장 11회 재역전승으로 SK를 따돌리는 스릴 만점의 승부를 연출했고, 10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두산이 넥센을 맞아 9회 동점, 10회 역전 끝내기의 드라마를 썼다. 한점차 진땀 승부였던 11일의 2차전은 물론, 밴헤켄이 넥센을 수렁에서 건져 올린 13일의 3차전 역시 마지막까지 숨죽여야 했던 승부다.
14일의 준PO 4차전은 ‘드라마 시리즈’의 정점을 찍었다. ‘허슬두’ 두산이 무려 7점차 열세를 뒤집고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점수차 역전극을 펼쳤다. 그 드라마의 희생양이 된 넥센의 1패는 끝내 미루고 싶었던 ‘목동 고별전’이 됐고, 고개를 떨군 채 목동구장을 떠나는 그들의 마지막 뒷모습은 8,227명의 관중이 지켜봤다. 전날인 3차전의 9,900명에 미치지 못한 이번 준PO 최소관중이었다.
5경기 연속 매진에 실패하는 동안 날씨의 심술도 있었다.
포스트시즌 출발 즈음에 뚝 떨어진 기온은 ‘가을야구’가 해마다 각오하는 변수지만, 첫 주말 잠실경기였던 10일과 11일에 찬비를 맞으면서 무더기 취소표를 돌려받은 것은 괴로웠다.
스포츠팬들의 관심도를 온전히 집중시키는 일도 쉽지 않았다. 화려한 경쟁자들이 잇달았다.
지난 10일과 11일, 준PO 1,2차전은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개최한 남자프로골프 프레지던츠컵 대회와 겹쳤고, 준PO 3차전이 열린 13일에는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자메이카와 친선경기를 벌였다. 목동구장이 1만명을 넘기지 못한 이날, 상암구장 역시 스탠드를 가득 채우진 못했지만 28,000여명의 관중을 모았다.
‘전국구 인기구단’ LG 롯데 KIA가 8년만에 동반 PS 진출에 실패하면서 쉽지 않은 흥행이 예상된 올해지만, 정규시즌 관중 1위팀인 두산이 4경기를 뛰었던 서울 5경기의 흥행 페이스는 당황스러운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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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한 ‘홈팬 파워’를 기대할 만한 2위 NC와 1위 삼성이 출격하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2015포스트시즌의 매진 열기가 시작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사진은 지난 5일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 직후 NC의 포스트시즌 엠블럼 티셔츠를 입었던 에릭 테임즈. 사진제공=NC 다이노스 |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개막전은 이번 ‘가을야구’ 첫 지방경기 일정이다.
창단 후 첫 PO에 직행한 NC는 창원시와 공동으로 응원이벤트를 진행하고 원정 야구팬들을 환영하는 마산역 마중행사를 기획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달구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5시즌 최고의 스타타자인 ‘기록제조기’ 에릭 테임즈가 나서는데다 NC 김경문 감독이 친정팀 두산과 맞붙는 첫 ‘가을야구’라는 매치업은 매력적이다. 특히 두산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김태형감독(두산)이 사령탑 첫해에 김경문 감독에게 도
서울에서 실패한 이번 PS 첫 매진의 테이프를 마산구장이 끊어낼 수 있을지 야구판의 기대와 소망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다행히 이번 주말은 평년보다 높은 기온의 맑은 날씨가 예보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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