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가을야구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에이스’다. 그리고 그 에이스급이 많으며 쾌투 릴레이가 펼쳐진다면 배가될 것이다. 원투펀치를 앞세워 팀이 정상에 오르는 과정은 심심치 않다.
지금까지 원투펀치 퍼포먼스만 두고 보면,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 참가 팀 가운데 가장 빼어났다. 두산의 니퍼트-장원준은 환상적인 역투를 펼쳤다.
준플레이오프 및 플레이오프에 두 차례씩 선발 등판해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긴 이닝 책임은 기본. 완봉승까지 있다. 짠물 투구가 따로 없다. 29이닝 동안 4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24를 합작하고 있다. 안정성은 최고. 몇 차례 위기가 찾아와도 관리 능력이 우수했다.
두산의 1,2선발은 그들이 겨뤘던 넥센 및 NC의 외국인투수 듀오보다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단발성이 아니다. 꾸준하다. 둘 중 누가 마운드에 오르든. 두산의 인기상품이 따로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가장 흡족해 하는 부분이다. 김 감독은 “니퍼트가 에이스 역할을 잘 하고 있으며, 장원준도 아주 잘 던져주고 있다”라며 둘의 활약상에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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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은 1승 2패로 플레이오프 탈락 위기에 몰렸다. 22일 4차전에 니퍼트를 내세웠다. 하지만 빈타와 난타의 불균형을 해소하지 않고선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하지만 그 강점에도 두산은 위기에 몰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제 한 걸음만 뒤로 밀리면, ‘탈락’의 낭떠러지 추락이다. 선발야구가 아주 잘 이뤄지고 있으나 그 둘만 있다는 게 두산의 고민거리다.
유희관이 포스트시즌 2경기 연속 부진하며 두산의 선발야구는 니퍼트, 장원준에 대한 의존증이 더욱 심해졌다. 지난 9월 말부터 유희관의 공은 난타당하기 일쑤였다. 올해 최대의 발견이라던 이현호도 큰 경기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움’의 손길이 부족하다. 타선과 불펜 모두 침체에 빠졌다. 빈타(플레이오프 2,3차전 6안타)와 난타(플레이오프 2,3차전 평균자책점 15.25)의 ‘괴상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특히, 플레이오프 3차전서 3회 이후 타자들은 무안타 무득점을, 투수들은 16피안타 15실점을 했다. 치지 않으면 리드할 수 없으며, 지키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 잘 되는 선발야구가 더욱 잘 되기 위해선 다른 요소도 어느 정도 충족돼야 한다. 그러나 두산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두산은 니퍼트, 장원준이 등판하지 않은 준플레이오프 3,4차전서 좋은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4차전서 7점 차를 뒤집었지만, 넥센의 ‘옹고집’ 덕도 있었다. 그리고 이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드러났다. 이번에는 타선까지 침묵하며 2-16의 참패를 겪었다. 니퍼트, 장원준 외에는 선발야구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
두산은 승부수를 띄웠다. 22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 니퍼트를 내세운다. 모험일 지도 모른다. 제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114개의 공을 던지며 완투를 했던 게 불과 나흘 전이다. 하지만 4차전서 승부를 원점을 돌릴 경우 오는 24일 5차전에 장원준이 나설 것이다. 2차전에 112구를 기록한 장원준이 3일 만에 4차전 불펜 대기하는 건 무리수다.
두산은 복잡한 셈법 속에 가장 승산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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