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그래서 2차전 승리가 중요했다. ‘팀 NC’가 정말 달라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강한 그들’에게 부족했던 한 가지는 가을 경험이었다. 지난해의 실패가 쓴 약이 되어 올해는 자신감과 여유를 찾았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막상 18일 PO 1차전에서의 NC는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못했다. 어딘가 딱딱해보였고 어딘가 무거워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1차전의 기세를 니퍼트(두산)의 완봉승으로 내줬다. ‘가을야구’ 백전노장 팀인 두산의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와 확신에 찬 플레이 앞에서 NC는 연약해보였고 풀죽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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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3년차 NC가 21일 PO 3차전에서 두산에 16-2로 대승하면서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이제 1승만을 남겼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0-1로 뒤지고 난 8회말 NC를 지켜보는 분위기는 참 암울했다. 스튜어트 최고의 호투를 무위로 돌리고 NC는 2연패할 것 같은 불길한 전망, 무력한 두 경기 이후 PO는 ‘아직 준비가 덜된’ 그들의 완패 흐름으로 전개될 듯한 미안한 상상이 교차했다.
어쩌면 그 절박한 위기를 더 날카롭게 직감했을 ‘승부사’ 김경문 감독의 과감한 강수가 8회말을 흔들고 역전 2득점에 성공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열세 상황의 승부처에서 보통 홈팀은 동점, 원정팀은 역전을 노리는 그림이 많지만, 흐름을 뒤바꿀 단 한번의 기회를 움켜쥐는 김감독의 결단력은 깜짝 놀랄 결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장면은 NC가 알 껍질을 깨고 나와 당당한 자신감을 되찾을 계기가 됐다. 6안타 빈공 끝의 2-1, 한점차 승리였던 2차전의 소중함은 천근의 무게였다.
이틀만에 나선 21일 3차전에서 NC는 진짜 다른 모습이 됐다. 1회 선취득점에 성공했고 역전을 허용하자마자 곧바로 뒤집었다. 흔들리는 상대 마운드를 공략해 무너뜨렸고 19안타 16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여유를 찾고 사기를 얻은 NC 선수들은 창원 두 경기에서의 경직됐던 모습을 떨쳐버렸다.
1,2차전에서의 NC가 지난해의 경험이 채 충분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면, 2차전 8회말 역전의 순간부터 3차전에서의 NC는 이 팀은 지금 이 순간도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NC는 막판까지 선두 삼성을 위협하면서 안정적인 정규시즌을 펼쳤던 올해의 ‘양강’ 팀이다. 가을 부담감을 걷어내고 탄탄한 전력 그대로를
알을 깨고 나와 성장한 NC가 막판에 몰린 ‘가을곰’ 두산의 진짜배기 뚝심과 마주할 22일의 잠실 4차전, 제대로 기대가 되는 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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