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결국 쳐야 이긴다.” 4일 만에 등판한 ‘에이스’ 니퍼트가 초반 호투로 분위기를 잡는다 해도 결국 타선이 살아나야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
두산의 공격은 최근 너무 잠잠했다. 2경기 연속 3안타. 그 빈타 속에 두산은 불펜 난조로 연패했다.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은 모든 게 최악이었다. 정수빈(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2득점)만이 외롭게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헛방망이는 두산의 고민이다. 김태형 감독은 “김현수(3차전까지 타율 9푼1리)를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타격이 안 이뤄져 걱정이다. 타자들이 처야 이긴다. 선수들을 끝까지 믿는다”라고 말했다.
지난 18일에 이은 에이스 맞대결이다. 뒷문이 불안한 두산으로선 1차전 같이 초전 박살이 필요하다. 니퍼트의 호투 이전에 타선부터 터져야 했다. 22일 4차전을 앞두고 정수빈은 스스로 부진해야 한다고 이상한(?) 주문을 외웠다. 정수빈은 “오늘은 내가 잘 못 칠 것 같다. 하지만 나 빼고 다들 잘 칠 것 같다”라며 자신의 ‘맹타’ 기를 동료들에게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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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은 22일 플레이오프 4차전서 NC를 꺾고 2승 2패를 맞추며 한국시리즈 진출의 희망을 키웠다. 사진은 6회 1사 만루서 2타점 결승타를 친 오재원.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마운드는 든든했다. 니퍼트가 5회까지 1차전 같이 완벽한 투구(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를 펼쳤다. 타선의 차례였다. 그런데 1차전에서 4회를 끝으로 강판된 해커는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해커의 무실점. 즉 두산의 무득점.
하지만 ‘예열’이었다. 뜨끈 미지근하던 두산의 공격은 6회 폭발했다. 정수빈이 아니었다. 침묵했던 중심타선부터였다. 민병헌(2루타), 김현수(볼넷), 양의지(안타)가 잇달아 출루해 베이스를 꽉 채웠다.
무사 만루의 황금찬스. 홍성흔이 범타로 허무하게 아웃될 때만 해도 앞의 공격과 다르지 않을 법했다. 타석에는 이날 두 번의 찬스를 모두 못 살린 오재원이 섰다. 하지만 삼세번은 달랐다. 그리고 85구까지 기록한 해커의 공은 더 이상 치기 어렵지 않았다. 테임즈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행운’까지 따르며 균형이 깨졌다. 고영민의 적시타마저 터지며 스코어는 0-0에서 3-0으로 벌어졌다.
7,8회 추가 득점까지 하며 두산 타선은 ‘모처럼’ 고르게 터졌다. 9번 김재호를 빼고 최소 한 번씩은 출루했다. 정수빈은 5회 2루 도루에 실패했으며 6회 2사 1,2루 찬스서 침묵했다. 하지만 ‘원맨팀’이 아닌 ‘원팀’이었다. 다들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모았고 한방씩을 터뜨
두산은 전날 2점을 올렸다. 3배 이상(7득점) 뽑았다. NC의 16득점만큼은 아니지만, 이전 두산의 공격과 비교해 그 영양가는 달랐으며 무엇보다 과정이 남달랐다. “욕은 내가 다 먹는다”던 김현수마저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타선 폭발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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