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강윤지 기자] “적어도 감각은 우리가 더 올라와있다.”
정수빈이 경기 전 드러냈던 자신감은 현실이 됐다. 두산의 테이블 세터가 삼성 테이블 세터보다 나은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정수빈은 ‘감각’이라는 이유를 들어 자신감을 표현했다.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한국시리즈(KS) 1차전은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두산 불펜의 난조와 맞물려 삼성이 7회 대거 5득점하면서 경기를 뒤집어 우승을 향해 먼저 한 발을 뗐다.
두산은 시리즈 시작을 패배와 함께했지만 테이블 세터에서만큼은 완승을 거뒀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 총 9번의 경기서 활약했던 정수빈-허경민의 1990년생 동갑내기 테이블 세터가 KS도 그대로 나란히 나섰다. 이들 테이블 세터의 활약이 곧 득점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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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정수빈이 2회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구)=곽혜미 기자 |
2회에도 테이블 세터의 활약은 계속됐다. 1사 1,2루서 들어선 정수빈이 우중간 안타로 1타점을 올렸고, 뒤를 이어 허경민은 2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의 3득점을 주도했다. 4회에도 1사 후 연속 안타로 출루해 찬스를 중심타선으로 이었다. 3번타자 민병헌의 적시타 때 정수빈이 홈을 밟아 팀의 모든 득점에 기여했다.
6회 무사 1루서 정수빈이 박근홍의 투구에 손가락을 맞으면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뒤 대주자 장민석과 교체돼 나갔다. 이후 허경민이 희생번트를 차분하게 성공시켜 이음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현수까지 터지면서 두산은 테이블 세터가 차린 ‘밥상’을 기분 좋게 받아들었다.
반면 삼성의 테이블 세터는 엇박자에 진땀 흘렸다. 1번으로 나선 박한이가 상승 곡선을 그린 반면 2번 박해민은 부진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번 시리즈 테이블 세터 기용을 두고 고심했다.
박한이는 2안타 1볼넷으로 기대를 충족시켰으나 박해민은 3타수 무안타 침묵했다. 결국 선두타자 박한이가 살아나간 7회말 대타 배영섭과 교체되며 끝내 아쉬움을 풀지 못했다.
[chqkqk@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