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빅게임 피처’ 장원삼(32, 삼성)이 시리즈 판도를 가른다.
장원삼은 한국시리즈 2차전 승부처.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 2차전. 삼성은 장원삼이 등판한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선발 카드를 꺼냈다.
삼성의 입장에서는 토종 1선발이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선택은 당연히 장원삼이었다. 현재 삼성은 주축 투수 3명이 원정도박 파문으로 엔트리서 이탈해있다.
과거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한 장원삼의 경험을 믿었다. 장원삼은 올 시즌 전까지 포스트시즌 총 11경기에 나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13의 매우 훌륭한 성적을 냈다. 50⅔이닝을 소화하며 단 12자책.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7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막강한 위용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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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옥영화 기자 |
그런가운데 만만치 않은 난적을 만났다. 올 시즌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역대 삼성을 상대로 매우강했던 자타공인 최고의 킬러다. 거기에 더해 플레이오프 1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쳐 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분위기가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정도로 기세를 탄 니퍼트다.
타선이 많은 점수를 뽑을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2차전서는 장원삼이 최소 실점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그리고 1차전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가 실패한 ‘많은 이닝 소화’라는 미션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1차전 새로운 마무리 투수 차우찬의 역투로 승리한 삼성이지만 아직 불펜진의 안정감을 거론하기는 힘들다. 결국 돌아와 키는 장원삼의 손에 달려있다.
26일 1차전을 앞두고 만난 장원삼은 “점수를 안줘야 된다”며 2차전 등판의 최선의 목적이 최소 실점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장원삼은 경기를 대비해 불펜투구를 하여 컨디션을 최종 점검했다.
장원삼의 목표는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동시에 조기에 삼성의 승리로 시리즈가 끝나는 것이다. 장원삼은 “내가 2번 나와서는 안된다”며 시리즈가 5차전까지 흘러가지 않고 4승무패로 끝나길 먼저 기원했다.
전력누수가 생기면서 장원삼이 실질적인 투수조 리더로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렇지만 팀원들에 대한 믿음은 분명했다. 장원삼은 “다들 잘 아시겠지만 갑작스럽게 안좋은 일이 생겼다”며 “그래도 다른 투수들이 잘 막아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심창민과 차우찬을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장원삼은 “심창민은 국가대표인데 이제 잘해주지 않겠나”라며 최근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승선한 심창민의 선전을 기대했다.
특히 함께 최근 수년간 삼성 마운드 주축으로 활약한 차우찬에게 거는 기대는 더 남달랐다. 장원삼은 “차우찬은 항상 잘해야 되는 투수다...사실 올해는 더 중요하고 상황 상황마다 던져야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에서는 차우찬이 힘들더라도 잘 던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는 더한 부담을 안고 던지게 됐다. 특히 큰 경기에 강했던 경험들이 더 장원삼의 호투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요소들이다. 이에 대해 장원삼은 “가을이 되면 잘한다는 말을 주위에서 많이 하는데 그러다보니 지난해는 그런 말들에 부담도 많이 됐고, 이번 한국시리즈는 많이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또 어떻게 잘 넘어갔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한 번은 맞게 될테니까 그런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받고 있는 심적부담에 대해서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니퍼트보다 더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장원삼은 “선발투수는 어떤 상황이 되든 자기가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다”면서 “당연히 오래 던져줘야 된다. 니퍼트보다 더 오래 던지겠다. 더 오래 던져야 내가 이기고 팀
삼성은 역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승리한 6번의 사례 중 5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우승의 첫 퍼즐은 맞춰진 상태. 2차전마저 승리한다면 당연히 시리즈 우승에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결국 시리즈 판도를 가를 가장 중요한 순간 삼성의 운명을 걸고 장원삼이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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