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으로서 너무도 뼈아픈 1패 이상의 패배였다. 당초 두산은 1차전 열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예상을 뒤집고 승리가 눈앞이었다. 그러자 김태형 두산 감독의 머릿속에 한 선수가 계속 등장했던 것 같다. 바로 마무리 이현승. 그러나 결말은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두산과 삼성의 2015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이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승승장구한 두산.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 반면 삼성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어두운 기운이 느껴졌다. 경기 감각도 문제였지만 결전을 앞두고 일어난 팀 내 불미스러운 일들에 초반 몸이 무거워보였다. 삼성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는 예상보다 안 좋았고 두산 선발 유희관은 예상보다 좋았다.
하지만 삼성의 중반 이후 저력이 무서웠다. 초반 점수가 많이 벌어졌지만 결국 삼성은 경험이 부족한 두산 함덕주를 무너뜨리고 7-8, 한 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을 조기에 투입했고 결과는 오재일의 실책으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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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은 이날 후반부 통한의 역전을 허용하며 1차전을 삼성에게 내줬다. 결과적으로 패했기에 연투를 거듭한 이현승의 등판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사진(대구)=곽혜미 기자 |
함덕주는 분명 부진했다. 그러나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노경은이 이승엽을 뜬공으로 잡은 뒤 이현승으로 갑작스럽게 교체됐다. 김 감독이 승부처라 판단하고 확실한 카드를 뽑아 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노경은이 비록 그간 좋지 않았고 이현승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경기는 7차전이 아닌 1차전이었다는 사실이다. 지난주 2경기에 등판해 71구를 던졌던 이현승의 피로도가 분명 존재했다. 결국 연투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필승카드 이현승의 향후 등판이 더 불안해졌다. 반면 노경은은 한 타자만 상대했지만 컨디션이 썩 나쁘지 않아보였다. 게다가 결과가 좋지 않았더라도 다른 투수들의 연투를 막고 노경은의 실전감각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순간이었다.
투수교체는 결과론이다. 그렇지만 우승을 위해서는 많은 선수들이 제몫을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믿을맨의 존재도 필요하지만 노경은과 다른 투수들의 제대로 된 활용이 향후 결과에 더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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