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삼성, ‘박-심-차’ 새로운 필승조 뜬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불펜 필승조가 뜬다. 박근홍-심창민-차우찬으로 이어지는 승리공식이다.
삼성은 2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8,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타선의 끈질긴 집중력이 돋보였던 경기. 더불어 새로운 필승조의 탄생과 향후 운용에 대한 그림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삼성은 선발 알프레도 피가로가 3⅓이닝 10피안타(1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한 끝에 교체되면서 애초에 생각했던 전략이 꼬였다. 안지만과 임창용이 엔트리서 제외되면서 피가로가 긴 이닝을 소화해줘야 할 필요성이 더 컸는데 이 시나리오부터 어긋난 것.
피가로가 4회 1사 1,2루 위기를 만들어놓고 내려간 이후 바톤을 이어받은 박근홍이 먼저 걸음을 내딛었다. 박근홍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엔트리 등록. 더군다나 첫 상대부터 상대 4~5번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었다.

↑ 사진=김재현, 옥영화, 곽혜미 기자

하지만 박근홍은 4회 1사 1,2루서 김현수를 직선타,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아웃시키달아오른 두산 타선의 불을 껐다. 강력한 속구 구위와 정면 승부가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기세를 탄 박근홍은 5회 홍성흔을 중견수 뜬공, 오재원을 좌익수 뜬공, 오재일을 2루수 땅볼로 각각 아웃시키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연속 퍼펙트 투구.
이어 6회도 마운드에 올랐고,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흔들린데 이어 희생번트와 볼넷으로 허용한 위기 상황에서 김현수에게 중전적시타를 맞고 2실점을 했다. 6회 과정은 아쉬웠지만 투구수가 늘어난 과정, 박근홍이 큰 무대 경험이 많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실점 장면이었다.
경기 종료 후 류중일 삼성 감독 역시 “오늘 박근홍도 좋았다. 볼이 좋았다. 그런데 한 번 더 간 것이 아쉽다. 투구수가 늘어나다보니 볼넷이 나왔던 것 같다”며 벤치의 교체 타이밍 미스가 아쉬웠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위기에서 베테랑 권오준이 나와 2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불을 껐다. 이후 나온 백정현은 1⅓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으며 삼성 타선에 반격의 전기를 마련해줬다. 결국 삼성 타선도 7회 대거 5점을 뽑으며 구원투수들의 분전에 응답했다.
1점차 리드의 8회 1사에서 셋업맨 혹은 마무리 투수 역할을 맡아야 하는 심창민이 연속 2안타를 맞은 것은 아쉬운 결과. 하지만 이 고난은 새로운 클로저의 탄생을 알렸다. 차우찬은 1사 1,3루서 등장해 김현수를 3구 삼진, 양의지를 3루수 직선타로 아웃시키며 포효했다.
차우찬은 이어 9회에도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매조졌다. 1⅓이닝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의 특급 마무리였다.
그렇다면 향후 삼성의 필승조 운영은 어떻게 될까. 박근홍의 투구 내용을 칭찬한 이후 류 감독은 “지금 박근홍도 구위가 좋다. 그런 만큼 현재 불펜진에서 가장 좋은 박근홍, 차우찬, 심창민으로 해서 앞으로 결정을 지어야 할 것 같다”며 이들 3명을 필승조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근홍과 심창민은 임창용과 안지만에 앞서 이미 정규시즌에도 필승조의 역할을 자주 맡았던 이들. 거기에 차우찬을 축으로 새로운 필승조의 윤곽을 그렸음을 밝힌 것이다.
원래 난세는 새로운 영웅의 탄생의 장이다. 어려운 시기 새로운 필승조로 뜬 이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삼성의 통합 5연패 운명도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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