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떠나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7일 일본 삿포로로 이동하는 야구 국가대표팀의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몇 가지 보완할 점이 드러났으나 무엇보다 골머리를 앓게 만드는 건 우규민(LG)의 부상이다. 엔트리 교체까지 고려할 정도라 자칫 대표팀에 미칠 파장이 크다.
우규민은 지난 5일 쿠바전에 선발 등판했다. 당초 예정된 건 3회까지 맡는 것. 하지만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서 강판됐다. 예기치 않은 부상 탓. 1사 1,3루서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강습 타구에 오른 손등을 맞았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 우규민은 곧바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수는 불과 13구.
우규민이 맞은 부위는 오른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뼈가 있는 손등. 고척 스카이돔 인근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골절상이 아닌 단순 타박상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고민이 가신 건 아니다.
우규민의 오른 손등은 부었다. 하루가 지난 뒤 좀 더 체크해야 한다. 그런데 빠듯한 일정이다. 대표팀은 10시5분 비행기로 출국한다. 숙소에서 이른 새벽 출발한다. 우규민이 동료들과 동행할 경우, 트레이너의 집중 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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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규민이 지난 5일 쿠바와 평가전에서 1회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강습 타구에 오른 손등을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
단순 타박상이라 해도 경기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한 예로 양현종(KIA)은 지난 8월 28일 kt전에서 타구에 왼 손목 위를 맞았다. 5일 뒤 마운드에 다시 섰지만, 투구 밸런스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다시 힘을 내기 시작한 건 3주가량 지나서였다. 우규민은 우완투수다. 그리고 오른 손등을 맞았다.
생각 외로 부상 정도가 커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때문에 엔트리 교체까지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게 김인식 감독의 고민거리.
프리미어12 개막이 코앞이다. 비시즌에 실전 감각을 유지 중인 새로운 선발투수를 물색하기란 쉽지 않다. 가장 최근 경기를 치렀던 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산과 삼성. 그런데 두산은 현재 대표팀에만 8명이 포함됐다. 삼성 역시 마땅한 지원해줄 후보가 없다. 대표팀 훈련을 도왔던 상비군이 있지만 박종훈(SK) 정도 외 선발투수 후보가 많지 않다. 박종훈의 시즌 성적은 6승 8패 평균자책점 5.19.
무엇보다 우규민의 이탈은 대표팀의 구상이 틀어진다는 의미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5일 인터뷰에서 프리미어12에서 기본적으로 4명의 투수로 선발진을 꾸려가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예선라운드 초반 목표한 3승을 하며 순항할 경우, ‘5선발’을 둘 여지도 뒀다.
그 선발진의 한 명이 우규민이다. 우규민이 빠지게 되면, 선발진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 상당히 복잡한 고민이다. 자원이 부족한 건 아니다. 김광현(SK), 이대은(지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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