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가 역대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수립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라는 악재 속에 거둔 의미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다소 실망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올해 KBO리그의 정규시즌(720경기) 및 올스타전(1경기), 포스트시즌(15경기) 총 관중이 760만2494명이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년(753만3408명) 이후 깨지지 않던 최다 관중 기록을 3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총 관중은 각각 674만3940명과 675만4619명이었다.
KBO는 최다 관중 신기록에 대해 “시즌 초반 잦은 비 및 쌀쌀한 날씨와 5월말 메르스 여파로 관중이 급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메르스의 영향력이 점차 약해진 데다 정규시즌 우승 및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으로 순위 싸움이 본격화되면서 관중 증가율이 회복세로 이어졌다”라고 분석했다.
역대 시즌 최고 기록을 수립했으나, 마냥 긍정적이진 않다. kt의 참여로 10구단 시대로 경기수가 대폭 증가했다. 팀당 128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총 경기수가 576경기에서 720경기로 확대됐다.
↑ 올해 악재 속에 기대만큼 흥행몰이를 못한 KBO리그를 지탱한 건 한화였다. 신드롬까지 일으켰던 한화는 지난해보다 18만2259명을 동원하며 목표를 넘어선 65만7385명을 동원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시즌 전 세웠던 목표에는 크게 못 미쳤다. KBO는 당초 800만 관중시대를 꿈꿨다. 그리고 10개 구단의 관중 유치 목표를 합칠 경우, 836만2000명이었다. 그 목표보다 100만1471명이 적었다.
메르스 여파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게 8개 구단이다. 그 가운데 LG(목표 128만명-실 105만3405명)와 롯데(목표 116만명-실 80만962명), SK(목표 100만명-실 81만4349명), 두산(목표 125만명-실 112만381명)이 큰 차이를 나타났다. SK와 롯데는 목표를 크게 높였으나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지난해(SK 82만9822명-롯데 83만820명)보다 더 떨어졌다.
그 가운데 흥행을 일으킨 건 한화와 kt. 나란히 60만명을 목표로 삼았던 한화와 kt는 각각 65만7385명, 64만5465명으로 ‘플러스’를 만들었다. 한화는 지난해보다 18만2259명을 동원했으며, kt도 역대 신생구단 첫 해 최다 관중 신기록을 작성했다. NC(46만7033명→52만2668명)와 넥센(44만2941명→51만802명), KIA(66만3430명→71만141명)도 몇몇 악재에도 지난해 대비 높은 증가를 보였다.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에 비인기구단의 힘이 컸다는 방증이다.
또 하나 긍정적이지 않은 점은 '가을축제'로 불리는 포스트시즌의 흥행 저조다. 해외 원정 도박 스캔들, 장성우 논란 등으로 시끄러워진 가운데 치러진 포스트시즌에 총 24만3965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당 평균 1만6264명.
상대적으로 수용 규모가 작은 홈구장을 쓰는 넥센, NC, 삼성이 포스트시즌을 치렀다고 하지만, 매진은 절반(15경기 중 8경기)에 그쳤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매진은 9번(총 14경기)이었다. 그나마 2013년의 KS 맞상대였던 두산과 삼성이 맞붙은 한국시리즈가 2
2016시즌에는 삼성과 넥센이 각각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2만4천석 규모)와 고척스카이돔(1만8천석 규모)의 새 구장에서 홈팬들을 맞는다. KBO는 평균 관중수 회복과 더불어 10개 구단이 함께 진정한 '800만 관중시대'를 열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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