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3루수는 8일 한일전을 앞두고 김인식 감독이 가장 고민하던 포지션이었다. 그리고 결단을 내렸다. ‘경험’의 황재균(롯데)이 아닌 ‘페이스’의 허경민(두산)을 택했다.
허경민은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일본과 개막전에 선발 출전했다.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았던 허경민은 박석민(삼성)의 부상으로 대체자로 선발되더니 프리미어12에서 중용되기까지 했다.
김 감독이 스스로 밝혔듯, 모험에 가까웠다. 황재균의 실전 감각 회복이 더딘 게 고민의 주된 이유.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고 해도 허경민은 성인 국제경험이 일천하다. 사실상 풀타임도 올해가 첫 시즌이다.
프리미어12 일본전은 허경민의 성인 국제대회 첫 경기. 한국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긴장될 경기다. 더욱이 막중한 책임감까지 더해졌다. 김 감독이 기대한 건 타격일 터. 그러나 살 떨리는 가운데 허경민은 초반 흔들렸다. 2회 무사 1루 첫 타석에서 공 4개로 헛스윙 삼진.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의 157km 빠른 공에 배트를 돌렸으나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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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경민은 8일 프리미어12 일본과 개막전전에서 2회 불운이 따른 수비로 선제 실점의 빌미가 됐다. 사진(日 삿포로)=천정환 기자 |
그러나 허경민은 오오타니의 빠른 공에 연속 번트 파울. 결국 강공으로 바꿨으나 원바운드 될 정도로 낙차 큰 143km 포크볼에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 오오타니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수비는 불운이 따르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특히, 마가 끼었는지 안 풀리며 수비가 흔들리던 시점이었기에 더욱 뼈아팠다.
2회 무사 1,2루서 히라타 료스케(주니치)의 타구는 내야 땅볼이었다. 병살로 연결시킬 수 있던 상황. 허경민은 앞으로 달려가 타구를 잡고자 했으나 타구는 3루 베이스를 맞고 굴절됐다. 공은 꽤 멀리 빠졌고, 그 사이 2루 주자 나카타 쇼(닛폰햄)가 홈을 밟았다. 0의 균형이 깨진 순간.
그래도 허경민이 지키는 ‘핫코너’가 뚫린 건 이때뿐이었다. 이 불운한 수비를 제외하고 매끄러웠다. 특히, 자칫 와르르 붕괴될 위기를 막았다.
2회 2사 1,3루서 1루 주자 아키야마 쇼고(세이부)가 견제에 걸리자 3루주자 히라타가 홈으로 쇄도했다. 박병호(넥센)가 이를 보고 3루로 재빠르게 공을 던졌다. 다소 높았다. 그러나 허경민이 왼팔을 높이 들어 잘 받았다. 그리고 재빠르게 포수 강민호(롯데)에게 던져 히라타를 잡았다. 허경민의 ‘캐치’가 없었다면, 다시 한 번 수비 미스로 실점할 뻔했다.
허경민은 8회 공격서 대타 오재원과 교체. 2타수 무안타 2삼진. 만족할 수 없는 성인 국제무대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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