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12일 2만4270명은 2015년 마지막 홈 A매치를 보러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그들이 만끽하고 싶은 건 골 폭죽과 함께 슈틸리케호의 승리, 그리고 보고 싶은 건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이었다.
손흥민의 플레이를 직접 볼 수 있는 건 지난 9월 3일 펼쳐졌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라오스전 이후 처음이다. 손흥민은 당시 해트트릭을 하며 8-0 대승을 이끌면서 토트넘 이적을 자축했다.
오랜만이다.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돌아오기까지 은근히 시간이 걸렸다. 지난 6일(한국시간) 안더레흐트와의 2015-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서 후반 14분 교체 출전하며 복귀 신고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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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은 12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전에서 교체 투입돼 4-0 대승을 이끌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슈틸리케 감독도 손흥민의 무리한 출전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투입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했다. 선발보다 교체 출전을 시사한 것.
예상대로 손흥민은 이날 미얀마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베스트11에 빠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의조(성남)을 최전방에 두면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이재성(전북)을 좌우 측면에 배치했다.
미얀마전은 올해 홈에서 열리는 마지막 A매치. 오는 17일 라오스전이 예정돼 있지만, 비엔티안에서 치러지는 원정경기다.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두 번의 홈경기를 남겨뒀으나 내년 3월 말에 펼쳐진다. 손흥민을 보려면, 4개월을 더 기다려야 했다.
후반 15분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출격 준비를 마친 손흥민이 전광판에 비춰진 것. 그리고 출격이었다. 황의조(성남)를 대신해 투입, 익숙한 왼쪽 날개로 뛰었다.
초반 몸놀림은 가볍지 않았다. 확실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래도 손흥민이었다. 이날 그는 특급 도우미였다.
분명 한국의 후반 공격은 전반보다 파괴력이 떨어졌다. 결정적인 기회도 많지 않을뿐더러, 이마저도 넣지 못했다. 골 잔치도 그치는가 싶었다. 성에 차지 않을 2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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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은 12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미얀마전에서 선발 제외됐다.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는 손흥민. 사진(수원)=곽혜미 기자 |
손흥민의 출전시간은 27분. 슈팅 시도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딱 두 번의 도움으로 클래스를 입증했다. 그리고 그를 애타게 보고 싶던 축구팬을 열광케 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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