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점수는 4-0이었으나 마냥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모처럼 A매치에서 골을 합작한 지동원과 구자철의 아우크스부르크 듀오, 그리고 주장다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준 기성용(스완지 시티) 등 유럽파의 공이 컸다.
한국은 12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5전 5승 18득점 승점 15로 전승·무실점이라는 인상적인 기록을 이어갔다.
미얀마전을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상대도 뻔히 예상할 높이 위주의 세트피스보다는 연계와 속도, 의외성에 바탕을 둔 공략법을 훈련에서 시험했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서는 신장이 180cm를 밑도는 미얀마 골키퍼를 의식했는지 모두 10차례 시도한 코너킥 등은 대부분 골문에 바짝 붙는 고공 크로스였다.
하지만 미얀마전 득점은 결국 코너킥에서 나오지 않았다. 경기 시작 약 17분 만에 이재성(전북 현대)의 결승골을 돕는 기성용의 도움이 없었다면 선제골 시점은 한층 늦어졌을 수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기성용의 도움 같은 수비 배후를 노리는 침투 패스를 강조했다”고 칭찬했다.
지동원-구자철 조합은 한국의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3위 과정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동원이 4골 2도움, 대회 득점왕까지 차지한 구자철은 5골 3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이들은 2011년 A매치에서만 3차례나 골을 합작했다. 호주와의 아시안컵 C조 2차전(1-1무)에서 지동원이 구자철의 득점을 도왔다. 인도와의 C조 3차전(4-1승)에서는 구자철이 1골 2도움, 지동원은 2골 1도움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두 선수는 인도전에서 서로의 득점에 1번씩 공헌했다. 대회 후 가나와의 홈 평가전(2-1승)에서도 구자철의 득점기회를 지동원이 만들어줬다.
성인대표팀 경기에서 다시 구자철-지동원의 골 합작이 나오기까지 1620일(만 4년5개월6일)이 걸릴 거라고는 그때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유럽프로축구 진출 후 우여곡절과 부침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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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철(13번)과 지동원(18번)이 미얀마와의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5차전에서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이들은 A매치에서 1620일 만에 득점을 합작했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곽혜미 기자 |
미얀마전 전반 29분 지동원의 크로스에 이은 구자철의 헤딩 골로 한국은 2-0으로 앞서가며 승기를 굳혔다. 경기가 끝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구자철은 지동원의 크로스를 ‘선물’이라고 표현하며 고마워했다. 둘이 힘을 합친 모처럼의 A매치 골처럼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함께 더 잘해나갈 수 있을까.
기성용·지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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