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올해 1군 첫 선을 보인 kt 위즈는 세 차례의 트레이드를 통해 팀 전력을 구축했다. kt가 처음으로 단행했던 트레이드는 LG 트윈스와의 2:1 트레이드. 투수 유망주 이준형(22)을 내주고 포수 윤요섭(33)과 내야 유틸리티 자원 박용근(31)을 영입했다. 윤요섭은 나름대로 쏠쏠한 활약을 하며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윤요섭과 함께 건너온 박용근은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다.
지난 5월 24일. 순탄치 않았던 박용근의 야구인생에 또 한 번의 고비가 찾아온 날이다. 한화 이글스전에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용근은 당시 일주일 타율이 0.429(21타수 9안타)로 펄펄 날아다녔다. 부상으로 이탈한 앤디 마르테의 빈자리를 확실하게 메웠다.
박용근은 그 경기에도 5회 1타점 2루타를 치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2루서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하던 틈에 발목이 꺾였고, 새 팀에서 다진 마음도 함께 꺾였다. 며칠 후 수술대에 올랐으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박용근을 볼 수 없었다.
↑ kt 위즈 박용근이 다시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강윤지 기자 |
‘오버페이스’가 걱정될 정도. 박용근은 “일부러 빨리 올리고 있다. 쉰 시간도 많고. 시간을 뒤로 미루면 팀 내 입지도 좁아지기 마련이다. 잘하다가 다쳤지만 이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들과 똑같이 하면 그냥 제자리에만 있을 것 같다”며 결의에 찬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익산 마무리캠프에는 빠졌지만 내년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상 당시로 잠시 기억을 돌린 박용근은 “그냥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전했다. 그 장면을 다시 찾아보지도 못했을 정도로 힘들었다. “사람들은 무리했다고 하는데, 나도 잘 안다. 그런데 그날은 뭐가 씌었는지, 그 상황이 좀 타이트한 줄 알고 그렇게 달렸던 것 같다.”
크게 다친 상황에서 박용근이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왜 지금? 왜 나한테?’ 였다고. 박용근은 “안 그래도 앞서 힘든 과정을 겪었던 터라, 또 한 번 힘든 일이 찾아오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예전 큰 부상보다 이번 부상에 따른 재활이 더 오래 걸리고 힘들었다. 마음도 그렇지만 회복도 너무 느린 것 같았다”라며 전했다.
지난 5월말 수술을 한 박용근은 9~10월 회복이 더뎌 야구를 못할 것 같다는 부정적인 생각까지 했다. 그는 “이만큼 했는데 ‘왜 (몸 상태가)안 올라오지?’ 하는 생각이 많았다. 나이도 적지 않으니, 이러다가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가 싶었다”라고 토로했다. 그의 은퇴(?) 고민은 10월 이후 회복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부상 이후 재활 과정까지 큰 도움을 준 이는 코칭스태프 및 재활 트레이너. 그리고 6살 연상의 연인 채리나다. 박용근은 “옆에서 코칭스태프와 재활 트레이너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좋아지는 게 최근 들어 많이 느껴졌다”고 웃음 지었다. 또한, 그의 연인도 박용근과 함께 시즌 끝까지 kt의 2군 구장인 성균관대 야구장을 찾으며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이제 박용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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