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도쿄) 이상철 기자] “그때는 기에 완전히 눌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면, 이번에는 분명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19일 일본과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준결승을 앞두고 누구보다 결의를 다진 건 송진우 투수코치였다.
한국은 11일 전 일본 삿포로에서 수모를 겪었다.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일본에 0-5로 완패했다. 초반 오오타니(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의 괴물투에 철저하게 짓눌렸다. 오오타니의 160km를 넘나드는 강속구 및 낙차 큰 포크볼 공략에 완벽 실패했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꿰맨 셈이다.
오오타니를 또 만났다. 그 높은 산을 넘지 않고서는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라가기 힘들었다. 설욕 의지는 강했다. 한국은 투지가 넘쳤다. 그리고 타선의 감도 많이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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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오타니 쇼헤이가 19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준결승 한국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
쉽지는 않다. 오오타니는 21세의 젊은 나이지만, ‘탈 아시아’ 급이다. 김인식 감독은 오오타니의 공략 방법에 대해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건 없다”라며 하던대로 밀어붙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량 득점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반까지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그 간극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득점이면 충분하다는 것.
한국 타선은 지난 16일 프리미어12 8강 쿠바전 그대로였다. 쿠바전에서 13안타 7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펼쳤던 이들이다. 김 감독은 “(굳이)바꿀 선수가 있나”라며 고수했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라는 이야기다.
오오타니의 강속구나 포크볼은 공략하기 쉽지 않다. NPB리그에서도 3년 만에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한 괴물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포크볼보다는 강속구를 쳐야 했다. 11일 전의 대결을 교훈 삼아, 한국 타자들은 첫 타석에 적극적으로 덤볐다. 초구에도 배트를 휘둘렀다.
오오타니의 빠른 공은 11일 전만큼 빠르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60km(4구 만에 기록-개막전의 161km는 11구 만에 기록했다)였으나 전반적으로 2회까지 150km 초반이었다. 그런데 구속만 조금 더 느려졌을 뿐이다. 위력까지 떨어진 게 아니다.
오오타니의 공을 외야까지 보내기도 힘들었다. 3회까지 탈삼진은 3개. 개막전보다 2개 줄었다. 그러나 삼진의 결정구는 모두 속구. 여기에 2회 민병헌의 병살타도 오오타니의 153km 속구였다. 여전히 오오타니의 공을 치는 건 매우 높은 난이도였다.
‘노히트’ 수모였다. 한국은 개막전에서 4회 1사 후 김현수가 첫 안타를 쳤다. 오오타니의 12번째 타자였다. 그런데 이날 오오타니의 12번째 타자는 헛스윙 삼진. 4회를 넘어 5,6회까지 꽁꽁 묶였다. 5회에는 세 타자가 모두 삼진. 첫 안타는 7회가 돼서야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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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오타니 쇼헤이는 19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준결승 한국전에 선발 등판해 또 한 번의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
투구수 관리는 더욱 놀라웠다. 오오타니는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91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6회까지 그의 투구수는 불과 68구였다. 한 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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