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약하다던 마운드, 어떻게 정상까지 올랐나

[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타선은 강한데 마운드는 약하다. 2015 WBSC 프리미어12를 앞둔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평가였다.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이 된 대한민국은 보기 좋게 이를 극복해냈다. 하나로 뭉친 대한민국의 마운드는 높았다.
대한민국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으로 이겼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프리미어12 초대 대회 챔피언에 등극했다.
B조 예선에서 3승2패를 거두며 조3위를 기록한 대한민국은 8강 토너먼트에서 쿠바, 준결승전에서 일본, 결승전에서 미국을 차례로 꺾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WBSC 랭킹 8위였던 대한민국은 1위부터 12위까지 모두 참가한 대회에서 정상의 자리에 섰다.

↑ 한국야구대표팀이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8-0으로 승리하면서 초대 대회 챔피언에 등극했다. 조상우와 강민호가 우승을 확정짓고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日 도쿄)=김영구 기자

이번 대회에서 대한민국은 철벽마운드를 자랑했다. 프리미어12에서 대한민국이 기록한 팀 평균자책점은 1.93. A조 1위로 올라와 8강에서 탈락해 6경기만 치른 캐나다(1.8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이다. 대한민국 투수들은 70이닝동안 19실점(15자책점)만 내줬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우승 직후 “선수들이 기대이상으로 잘해줬다. 특히 투수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해줬다”며 고마움을 전달했다.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분명 최고의 구성은 아니었다. 류현진(LA 다저스) 윤석민 양현종(이상 KIA)이 부상으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끝판왕’ 오승환(한신)도 합류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성환 임창용 안지만(이상 삼성)은 대표팀에 발탁됐다 제외됐다.
하지만 대표팀은 역대 대표팀에 못지않은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어려울수록 하나로 똘똘 뭉쳐 이를 극복해냈다.
그 중심에는 김인식 감독이 있었다. 우선 마운드에 절묘한 신구조화를 입혔다. 이전까지 성인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던 젊은 투수인 이대은(지바롯데) 이태양(NC) 조무근(kt) 조상우(넥센) 심창민(삼성)을 과감하게 선택했다.
여기에 국제 경기 경험이 많은 정대현(롯데) 김광현(SK)으로 중심을 잡았고,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한 차우찬(삼성) 이현승 장원준(이상 두산) 임창민(NC) 정우람(SK), 사이드암 우규민(LG)을 대표팀에 불러들이면서 힘을 더했다.
일본의 오오타니 쇼헤이(닛폰햄) 같이 경기를 지배하는 에이스는 없었지만, 김인식 감독은 용병술로 이를 만회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인식 감독은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을 보여줬다. 이는 선발이 비교적 약하고,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최상의 선택이었다.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 갖고 있는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투수 교체를 가져갔다. 대표팀에 뽑힌 13명 투수 모두 각자의 역할을 갖고 있었다.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지 않았다. 이는 끈끈한 팀워크로 연결됐다. 포수 양의지, 강민호의 리드도 큰 역할을 했다.
또한 대표팀 마운드는 대회를 치르면서 점점 성장했다. 이대은, 조상우 같은 젊은 투수들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잠재력을 끌어냈다. 이대은은 베네수엘라전 승리 투수가 된데 이어,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선발로 나서며 압박감을 이겨냈다. 조상우는 결승전 마지막 9회에 마운드를 지켜내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모두가 하나됐기에 마지막에 더욱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