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이뤘다. 골프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지만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불혹’을 앞둔 타이거 우즈(미국)가 마침내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우즈는 4일(한국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플로리다의 식당 ‘주피터’에서 진행한 미국 시사지 타임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현재 상태와 골프에 대한 마음, 전 부인·여자친구와의 관계, 자녀들에 대한 애뜻한 마음을 모두 밝혔다.
특히 이날 우즈는 인터뷰에서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최근 우즈는 자신이 주최하는 히어로 월드챌린지 기자회견에서 “재활은커녕 겨우 걷는 수준”이라고 현재 상태를 설명한 뒤 “투어에 복귀해 젊은 친구들과 경쟁하면 좋겠지만 그게 안되면 자선 재단 일이나 골프 코스 설계 같은 일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우즈는 조금 더 신중하면서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우즈는 이날 “지금까지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이뤘다. 골프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지만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은퇴’에 대한 의미에 힘을 실어주는 말도 덧붙였다.
먼저 ‘골프에 대한 목표’다. “가장 뛰어난 선수의 기록을 깰 수 있다면 최고 선수가 될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우즈는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을 깨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의 첫 우승, 첫 메이저 우승 등 ‘첫 기록’들을 깨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 말 대로라면 우즈는 메이저 우승만 4승 모자랄 뿐 모든 목표는 이뤘다.
또 하나는 ‘수술’에 대한 거부감과 ‘가족애’다.
우즈는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물론이다”라고 자신에 찬 대답을 했다. 하지만 이후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100%는 아니더라도 비슷은 해야하고 나이가 들면서 통증을 안고 시합을 해야하는 것도 안다”고 말한 뒤 “하지만 벌써 무릎과 허리를 각각 4차례와 3차례 수술했다. 더 이상 수술은 싫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우즈는 수술과 관련된 기억도 끄집어냈다. 지난 2008년 수술을 받은 뒤 불과 2개월만에 나가 우승했던 US오픈이다. 우즈는 “대회를 앞두고 연습라운드에서 9홀에서 54타를 쳤다”고 돌아본 뒤 “흥미로운 한 주가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부상 속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부상에 시달려야 했다. 우즈도 “2003년부터 수술 후 너무 일찍 복귀해 몸이 망가졌다”고 인정했다.
이어 우즈는 수술을 하게 되면 가족, 특히 자녀들과의 삶이 힘들어 진다고 말한 뒤 다시 골프를 하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수술은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즈는 아이들에게 왜 부모가 따로 살게 됐는지도 설명하겠다고 다짐했다. 우즈는 아이들이 인터넷이나 친구들을 통해 이혼 사실을 듣기 전에 “내 실수였다”고 말하겠다고 했다. ‘골프 황제’ 우즈의 인생 목표가 골프가 아닌 가족으로 옮겨진 것이다.
우즈가 이날 은퇴에 대한 시사, 그리고 그를 뒷받침 해 주는 목표 달성, 가족 사랑, 수술에 대한 지겨움 등을 털어놓자 골프계는 그의 ‘은퇴’를 사실상 준비하는 모양새다.
텔레그래프는 우즈의 회견 내용을 전하면서 “우즈가 이제야 현실을 깨달은 모양”이라며 우즈가 필드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반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_), 조던 스피스(미국) 등 많은 현역 선수들은 “타이거 없는 투어는 상상도 할 수 없다”거나 “빨리 나아서 돌아와 달라”고 글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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