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작은 울림이었다. 원로이자 대선배의 한 마디에 행사장에 있던 선후배 야구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도덕성에 의심을 받은 한국 프로야구계에 자성을 촉구하는 의미 있는 쓴소리였다.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L타워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행사에서 김인식(68)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2015 특별공로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의 수상은 은퇴선수들이 직접 선정했다.
이윽고 단상에 오른 김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야구계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가 잘해줬다. 이에 좋은 추억이 된 멋진 승부를 할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2015 WBSC 프리미어12 우승이 떠오르는 감격의 수상소감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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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어12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끌며 우승을 차지한 김인식 감독(사진)이 후배들을 향해 애정어린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사진(양재)=김재현 기자 |
최근 프로야구계는 대단한 호황을 이루고 있다. 700만 관중 시대에 돌입했고 얼마 전까지 활화산처럼 타오른 자유계약선수(FA)시장도 계약액수가 700억원 이상을 돌파하며 일확천금을 만질수 있는 최고의 스포츠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밝은 부분이 있는 만큼 어두운 부분도 있었다. 시즌 후반 KBO리그 전체의 명예에 흠집을 낼 수 있는 불미스런 일이 연이어 터졌다. 5년간 정규시즌 왕좌를 차지하며 5연속 통합 우승을 꿈꾸던 삼성은 주축선수 3명의 해외원정 도박 스캔들이 터지며 최근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이에 3명의 선수들은 언론에 연일 이름이 오르내리며 야구계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부 선수는 검찰 소환까지 이뤄져 국민들을 실망하게 만들었다.
또 모 유명선수는 지인이 올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야구팬과 동료 선수들, 그리고 야구계에서 일하는 여러 종사자들을 향해 입에 담기도 힘든 거친 말들을 내뱉은 것이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이 선수는 이후 직접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성난 팬들의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처럼 최근 일어난 몇몇의 사건들은 팬들의 KBO리그를 향한 사랑을 송두리째 빼앗을 법한 위험한 일들이었다. 다행히 포스트시즌서 보여준 선수들의 투지와 프리미어12를 통해 국가대표들의 감동적인 명승부가 전해지며 국민들은 프로야구계에 대해 신뢰를 거두지 않았다. 일부 선수들은 매해 연말 선행을 잊지 않으며 팬들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날 김 감독의 말처럼 청소년과 팬들 전체를 대변하는 스타들 전체의 각성과 깨달음이 분명 필요하다. 프로 선수들을 보며 꿈을 꾸고 미래를 얻는 청소년들, 그리고 야구를 보며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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