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야생마’가 드디어 돌아온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마운드에 거침없이 오르던 투수 이상훈은 이제 없다. 현역 시절보다 머리는 짧아졌지만 LG의 미래를 바라보는 이상훈 코치가 있다. 겉모습은 다소 달라졌어도 화통한 성격은 그대로였다. 야생마가 내놓은 LG 복귀 키워드는 바로 3년‧두산‧순수 열정이었다.
이 코치는 지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줄무늬 유니폼을 입었다. 사실 의외의 시기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이 코치는 지난 2013년 고양 원더스 투수 코치로 부임해 2년을 보낸 뒤 올해 두산 2군 투수 코치를 맡았다. 이 코치에 대한 호평이 많았던 한 해였기에 더욱 예상치 못한 행보였다.
그만큼 LG의 의지가 강했다. 이 코치의 올 시즌 성과를 본 LG는 두산에 양해를 먼저 구하고 계약을 성사했다. LG가 이 코치에 처음 연락을 하고 불과 3일 뒤 최종 결정이 났을 정도로 일사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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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이상훈 코치 사진=LG 트윈스 제공 |
먼저 이 코치는 ‘3년’이라는 기간을 제시했다. 한 명의 신인 투수가 기술적으로 프로 수준에 도달하기 까지는 최소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이 코치는 “아마추어 투수가 기술적으로 완성되기 까지는 최소 3년이 필요하다. 학창 시절에서는 대회마다 띄엄띄엄 던지지만 프로에서는 6개월 이상 내내 던진다. 아마추어 때보다 구속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체력적 문제로 몸도 지친다. 당연히 올 수 밖에 없는 부상을 이겨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학창 시절부터 ‘탈 아마급’이 아닌 이상은 프로 무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 코치는 입단 첫 해부터 1군에서 활약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 코치는 “3년 안에 1군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대단한 투수다. 최근 1군에서 자기 관리를 잘 하는 투수들이 워낙 많다. FA도 달렸기에 2군에서 올라가기가 쉽지 않다. 몸 상태와 정신력, 투구 로케이션이 먼저 정립돼야 한다. 여기에 볼 배합과 마운드 위에서의 자신감, 그리고 1군 무대에서 팬들에게 압도당하지 않는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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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이상훈 코치 사진=LG 트윈스 제공 |
이 코치는 “올해 두산에서 한 7명 정도 투수가 왔다 갔다 했다. 1군 투수가 구멍이 났을 때 2군에서 올라갈만한 투수가 있었다는 것이 중요했다. 선수들 스스로 준비가 잘 됐다. 고졸 신인부터 1군에 가까운 투수들 모두 다 너도 나도 올라가서 던지겠다는 분위기였다. 기회를 똑같이 줬다. 2군에서 자신 있게 투수를 추천해줄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2군으로 다시 내려왔을 때 보여준 두산 선수들의 마인드도 칭찬했다. 이 코치는 “좌절하고 있기 보다는 자기가 빨리 하루라도 노력해서 1군에 다시 올라가려고 하는 게 보였다. 이렇게 해야 올라가서도 끝까지 잘 버틸 수 있다. 두산은 이런 부분이 잘 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LG에서도 이와 같은 1-2군 간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코치는 스스로에 대한 다짐도 했다. 여자 야구팀(떳다볼)을 맡았을 때 느낀 순수한 열정을 잊지 않겠다는 것. 이 코치는 “여기저기 많이 다녔지만 여자 야구팀에 있었을 때 느낀 게 많았다. 진짜 순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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