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다사다난, 이 말이 딱 어울리는 2015년 프로야구다. 1982년 출범 이래 사상 첫 10구단 시대를 열었으며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부끄럽고 시끄러웠던 일도 많았다.
‘MK스포츠’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015년 프로야구의 이슈를 숫자로 정리한다. 올 한 해가 남은 날짜만큼 풀어간다. 12월 15일은 2015년의 남은 17번째 날이다. 17에 관한 이슈를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 한화 투수 권혁에게 2015년은 투혼과 혹사를 넘나드는 한 해 였다. 사진=MK스포츠 DB |
2015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웠던 선수 중 한 명은 한화 이글스 투수 권혁(31)이다. 권혁은 올 시즌 초 한화의 뒷문을 단단히 막았다. 팀의 초반 상승세를 이끈 수호신이었다. 하지만 연투와 함께 등판 횟수가 잦아지자 혹사 논란이 일었다. 결국 전반기를 기점으로 권혁의 구위는 떨어졌고 하락세 속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팀도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결과를 받았다.
이렇게까지 극명하게 대비된 한 해가 있었을까. 권혁은 지난해 자유계약(FA) 신분을 취득 후 4년 32억원이라는 규모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간 정들었던 친정팀인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는 결단을 내렸다. “원 없이 던지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말한 권혁은 이 말 그대로 시즌 초부터 엄청난 등판을 소화했다.
사실 초반 분위기는 괜찮았다. 한화의 초반 돌풍과 함께 위기 때마다 팀을 구한 권혁은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특히 김성근 한화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권혁의 볼을 쓰다듬은 장면은 2015 프로야구를 대표한 한 장면이었다.
↑ 시즌 초 김성근 한화 감독(왼쪽)이 마운드에 올라 투수 권혁(왼쪽)에게 한 볼터치는 큰 화제였다. 사진=MK스포츠 DB |
자신의 개인 통산 등판 기록들도 새롭게 다시 썼다. 권혁은 이미 전반기가 끝나기 전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80⅔이닝·2009년)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개인 한 시즌 최다 등판 기록(64경기·2012년)도 경신했다. 정우람(102이닝·2010년) 이후 5년 만에 구원 투수로 100이닝까지 넘기는 또 하나의 진기록도 남겼다.
지친 권혁은 후반기 들어 더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후반기 권혁의 성적은 2승5패 6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7.07였다. 권혁이 무너지자 팀의 성적도 내리막길로 갔다. 한화는 후반기에만 18차례나 역전패(1위)했다. 시즌 최종전까지 5위 싸움을 벌였으나 결국 6위로 시즌을 마쳤다.
권혁의 2015시즌 최종 성적표는 78경기 등판(112이닝) 9승 13패 6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98이었다. 올해 총 2098개의 공을 던졌다.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지만 올 시즌 최다 패 투수이자 역대 구원 투수 최다 패 기록이라는 아픔
권혁과 함께 전반기 한화 불펜을 주로 책임진 박정진과 윤규진도 시즌 막판 아쉬움을 남겼다. 박정진은 왼쪽 팔꿈치 근육통, 윤규진은 오른쪽 어깨 웃뼈 자람 증상으로 후반기 등판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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