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이래저래 바빠지는 연말이 다가왔다. KBO리그 10개 구단들 역시 연봉 협상으로 기나긴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상황. 특히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의 연말은 더욱 더 바쁘다. 내부 자유계약(FA) 선수들과의 계약과 더불어 새 외국인 타자 계약,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도 감감 무소식이다. 무엇보다 우승‧예비 FA 프리미엄을 두고 펼쳐야 할 연봉 협상 역시 큰 고민거리다.
1년 전으로 시계를 돌려본다면 당시 두산의 지갑은 화끈하게 열렸다. 투수 장원준을 4년 84억원이라는 통 큰 투자로 잡아온 데다 니퍼트와 총액 150만 달러로 당시 외인 최고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예비 FA 프리미엄도 확실히 챙겨줬다. 당시 예비 FA였던 김현수와 팀 역대 최다 인상액인 3억원이 오른 7억원에 연봉 도장을 찍었다. 주장을 맡은 오재원과도 2억 3000만원이 인상된 4억원에 재계약했다. 이외에도 유희관(2억원), 민병헌(2억 8000만원), 정수빈(2억 2000만원) 등 주력 선수들에게도 높은 폭의 연봉 인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 |
↑ 14년 만에 우승의 기쁨은 이미 두 달 전 과거가 됐다. 두산은 우승 프리미엄을 원하는 선수단과 연봉 협상 줄다리기라는 연말 난제를 떠안았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렇게 통 큰 지갑을 자랑한 두산은 예년과 다르게 고민에 빠졌다. 저연차 선수들과 먼저 연봉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는 두산은 먼저 우승 프리미엄과 마주쳐야 한다. 구단은 포스트 시즌에 대한 보상은 별도의 우승 배당금과 보너스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연봉은 정규 시즌에서의 고과성적으로만 책정하겠다는 것.
하지만 선수들의 입장은 다르다. 한국 시리즈 우승을 이끈 공로를 어느 정도 인정해주길 원한다. 특히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에서의 활약이 다소 차이 났던 선수들은 연봉 협상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먼저 인상 요인이 큰 선수들을 살펴본다면 포수 양의지(2억원)와 투수 유희관(2억원)이 있다. 양의지는 정규 시즌 내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유희관은 시즌 18승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3루수 고민을 해결해준 허경민(9800만원)도 큰 폭의 인상이 예상된다.
올 시즌 활약에 비해 연봉이 낮은 수준이었던 함덕주(4500만원), 박건우(3500만원), 진야곱(2800만원), 이현호(2800만원)도 내심 연봉 대박의 꿈을 꾸고 있다.
예비 FA 프리미엄도 고려해야 한다. 민병헌(2억 8000만원)과 김재호(1억 6700만원)가 차기 시즌 종료 후 FA 자격 획득이 가능하다. 꼭 잡아야 할 주전 야수들이기에 지난해 김현수와 오재원과 같은 예비 FA 프리미엄이 붙을 가능성은 높다. 올 시즌 두산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떠오른 이현승(1억 5500만원)도 예비 FA다.
두산은 내부 FA인 오재원과 고영민과의 협상도 끝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프리미엄을 생각하고 있는 선수단과의 연봉 협상까지 겹쳤다. 쉽지 않은 연말 난제를 떠안았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첫 관문이 녹록치 않은 두산이다.
[forevertos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