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 KBO가 벌써 두 명의 새 메이저리그 야수를 배출했다. 내년 4월5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파크에서 열릴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슈퍼루키’ 박병호(미네소타)와 김현수(볼티모어)가 맞대결하는 꿈같은 그림이 이제 현실을 앞두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최고의 기량을 겨루는 ‘꿈의 리그’다. 박병호와 김현수는 그 곳에서 차원이 다른 투수들의 거센 공격에 맞닥뜨리게 된다.
미국 야구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2002년 89.9마일(144.68km)이었던 빅리그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2007년 이후 치솟기 시작해 2015년 현재 92.1마일(148.22km)까지 올랐다. 13년 사이 약 2.2마일(3.54km)이나 빨라졌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우리 국가대표팀은 감격의 초대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개막전과 준결승에서 일본 에이스 오오타니(닛폰햄)의 150km대 빠른 볼에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정호(피츠버그)가 개척한 KBO 출신 야수의 ‘빅리그 도전기’. ‘홈런킹’ 박병호와 ‘타격기계’ 김현수의 성공담으로 이어지길 응원하면서 그들의 적응에 가장 중요할 빠른 볼 대처법을 생각해본다.
![]() |
↑ 스윙은 각 신체분절의 순서에 맞게 힘이 전달될때 최대의 파워와 최고의 효율을 얻는다. 박병호의 타격 모습에 힘의 전달 순서를 그려봤다. 사진=천정환 기자 |
타자의 타이밍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중 첫째는 타자 스스로 힘을 신체 분절에 따라 적절하게 전달해내는 타이밍이다. 신체의 힘 전달 순서, 즉 타이밍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힘을 제대로 쓸 수가’ 없다.
스윙은 발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면반력을 이용하는 스트라이드를 위해 발목→무릎 순으로 이어지고 히프, 허리의 몸통→상체→팔까지 신체 각 부분의 동작이 순서대로 연결되면서 스윙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지고 전달된 힘이 배트에 실리게 되는 ‘힘의 연결순서’를 ‘키네틱체인’이라고 한다.
이 스윙 동작의 타이밍이 잘 들어맞을 때 ‘자기 스윙’을 했다고 표현한다. ‘자기 스윙’을 하면 파워를 생성해 최대한 손실 없이 타구에 실어낼 수 있는 결과를 얻는다. 스윙의 타이밍이 좋은 타자는 결국 힘을 제대로 쓸 줄 아는 타자다. 정타로 맞았을 때 장타의 확률이 훌쩍 높아진다. 빗 맞혔는데도 의외로 타구가 멀리 뻗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는 타자의 스윙 타이밍이 맞아 보기보다 타구에 든든하게 힘이 실린 상황일 때가 많다.
메이저리그 첫해 거뜬한 적응력을 보여준 강정호는 바로 이 치밀하게 계산되고 완벽하게 체득한 타이밍이 썩 좋은 타자다. 한국에서도 빠른 볼을 누구보다 잘 쳤고,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타석에 적응했다.
타자의 두 번째 타이밍은 투수와의 타이밍이다. 투수와의 타이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타이밍에 무엇을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투수가 와인드업을 하고 투구 동작에 들어간 순간부터 타자 역시 볼을 치기 위해 투수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해야 한다. 앞쪽으로 전진하면서 자신이 예상한 투구 궤적과 입사각을 판단하고 그 범위를 벗어나는 투구에 대해 스윙 동작을 멈추는 것이 스윙동작이다. 즉 스윙은 일단 모든 볼을 치기 위해 준비해서 나가는 동작이고, 와인드업구간(0.024초)부터 프리스윙구간(0.35초)까지는 내가 예상한 투구궤적과 일치하지 않으면 스윙을 멈출 수 있는 시간대다.
↑ 타자의 스윙은 모든 볼을 치기 위해 준비해서 나가는 동작이다. 신체분절의 각 순서에 맞게 힘이 전달되는 스윙이 이루어지고 있다면, 프리스윙구간까지는 상체가 무너지지 않은 채 스윙을 멈출 수 있다. (A Model of Motor Inhibition for a Complex Skill: Baseball Batting. Rob Gray 2009) |
타석은 이렇게 정교한 타이밍 싸움을 펼쳐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