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재호 기자] 잘하는 팀만 잘하면 재미없다. 승격 및 강등, 국제 대회 등 외적 변수가 없는 프로스포츠라면 더욱 그렇다. 드래프트 선발 기회를 하위권 팀부터 주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오랜 시간 포스트시즌 갈증에 시달렸던 팀들이 이를 해소하며 재미를 더했다. 2014년에는 캔자스시티 로열즈가 돌풍을 일으켰고, 2015년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메말라 있던 캐나다인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두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랜 시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팀은 이제 시애틀 매리너스가 됐다. 2001년 이후 단 한 번도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2014년 87승을 기록했지만,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간발의 차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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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리 디포토는 시애틀 단장 부임 이후 40인 로스터의 약 40%를 뜯어고쳤다. 사진=ⓒAFPBBNews = News1 |
시애틀은 기존에 팀을 이끌었던 잭 쥬렌식 단장과 로이드 맥클렌던 감독을 모두 해임하고 LA에인절스에서 단장을 맡았던 제리 디포토를 단장으로, 그 밑에서 부단장을 역임했던 스캇 서비스를 감독으로 영입했다.
이들은 선수단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했다. 포수 크리스 아이아네타, 불펜 투수 스티브 시쉑,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 등을 FA로 영입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1루수 아담 린드, 내야수 루이스 사르디나스, 선발 웨이드 마일리, 네이던 칸스, 외야수 레오니스 마틴, 불펜 투수 호아킨 베노아 등을 합류시켰다. 외야수 프랭클린 구티에레즈, 선발 이와쿠마 히사시와는 재계약했다.
40인 로스터의 거의 40% 가까이를 뜯어고쳤다. ‘MLB.com’은 시애틀의 변화가 캔자스시티의 성공 모델을 따랐다고 성공했다. 컨택 능력이 좋은, 주자들을 진루시킬 수 있는 타자와 수준급 수비, 그리고 수준급 선발과 불펜 투수가 그것이다.
2014, 2015년 캔자스시티는 3점 홈런도 멋지지만, 단타와 2루타도 응집되면 이에 못지않은 파괴력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줬다. 7회 이후 불펜은 철벽 그 자체였다. 자신들만의 색깔로 가을야구를 장식했고, 결국 정상에 올랐다.
최근 로빈슨 카노, 넬슨 크루즈 등 거포형 선수들을 영입해 재미를 보지 못했던 시애틀은 이번겨울 전력 보강 방향을 수정했다. 평균 이상의 수비 능력을 갖춘 아오키와 마틴을 영입, 비효율적이었던 외야 수비를 개선했다. 아오키와 마틴은 타석에서는 출루 능력과 기동력을 갖췄다.
카노와 크루즈, 카일 시거로 이뤄진 중심 타선에는 아담 린드가 새로 합류했다. 린드는 헤수스 몬테로와 함께 1루에서 플래툰을 이룰 예정이다.
마운드는 아직 물음표다. 선발진은 손실을 막았지만, 그렇다고 더 강해진 느낌도 아니다. 펠릭스 에르난데스, 이와쿠마 히사시 원투펀치가 건재하지만 약점이 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2007년(3.92) 이후 가장 나쁜 평균자책점(3.53)을 기록했고, 9이닝당 피홈런도 1.03으로 2006년(1.08) 이후 가장 높았다. 삼진/볼넷 비율도 3.29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았다. 이와쿠마는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다른 구단에서 한 차례 신체검사에 탈락하면서 부상 문제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남은 세 자리는 새로 합류한 마일리와 칸스, 그리고 유망주 타이후안 워커와 제임스 팩스턴이 경쟁한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를 처음 경험한 마일리와 지난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풀타임 선발을 경험한 칸스와 워커가 어떻게 적응할지가 변수다.
불펜에서는 시쉑과 베노아, 마무리 경험이 있는 두 명의 투수를 수혈했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에서 32경기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했던 시쉑은 세인트루이스 이적 이후 2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1로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95차례의 세이브 기회 중 88세이브를 기록한 그의 경험을 믿어야 한다. 베노아는 최근 3시즌 동안 18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8(186 2/3이닝 41자책) 37세이브를 올렸다.
시쉑과 베노아, 두 선수가 절정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어느 팀 부럽지 않은 필승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새로 합류한 에반 스크리브너와 기존의 찰리 퍼부시, 비달 누노 등이 나머지를 맡는다.
취약 포지션 중 하나로 지적됐던 포수 자리도 무게감을 더했다. 그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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