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엉덩이가 무거워졌으니까요.”
SK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뛰는 야구를 좋아한다. 롯데 감독 시절인 1995년에는 팀도루 220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뛰는 야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팀 도루 94개로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고, 팀 도루성공율은 0.614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15일 SK의 스프링캠프 출국현장에서 만난 김용의 감독에게 올 시즌 발야구에 대한 준비를 묻자, 김용희 감독은 “엉덩이가 무거워졌기 때문에 약간 계획이 바뀐다”며 웃었다. 엉덩이가 무거워졌다는 얘기는 바로, SK 타선에 뛸 수 있는 선수들보다 장타를 날려줄 있는 타자들이 늘어났다는 의미. 물론 엉덩이가 무거워진 타선도 기대를 모으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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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장타에 대해서는 더욱 기대가 생기는 게 사실이다. 지난 여름 트레이드로 정의윤을 영입하면서 중심타선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LG에서 옮겨온 정의윤은 자신의 잠재력을 터트렸다. 정의윤은 SK로 오기 전까지 2015시즌 LG에서 32경기에 나와 타율 2할5푼8리에 그쳤다. 주로 대타로 나가 거둔 성적이다. 하지만 SK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물만난 고기였다. 데뷔 후 첫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최종성적은 타율 3할2푼 14홈런 51타점. SK는 정의윤 영입후 페넌트레이스 막판 무서운 기세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5위로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여기에 SK는 FA자격을 취득해 LG로 떠난 포수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거포 유망주 최승준까지 영입했다. 최승준은 2013년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홈런 11개를 쳤다. 무릎 부상 등으로 48경기 출전에 그친 가운데 52타점을 올렸다. 해결사 자질을 갖췄다.
물론 1군에서는 아직 보여준 게 없는 선수다. KBO리그 통산 36경기에서 타율 1할6푼4리에 그쳤다. 올해는 개막전 4번타자까지 맡았으나 타율 7푼7리로 부진했다. 타격 타이밍을 찾지 못했다. 1군 8경기 출전 후 다시 콜업되지 않았다. 그러나 바람을 타고 홈런
최정과 김강민 등 부상을 당했던 선수들이 이를 갈고 있다는 점도 올 시즌 엉덩이가 무거워진 SK의 장타를 기대해 볼만한 요소다. SK가 시원한 장타로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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