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V리그도 어느덧 막판 스퍼트에 돌입했다. 특히 남자부의 선두권 경쟁은 큰 변동이 있었다. OK저축은행의 독주 체제가 잠시 흔들리자 무서운 기세로 현대캐피탈이 추격에 들어갔다. 대한항공이 주춤하자 삼성화재도 봄 배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5위 한국전력(승점 34)은 3위 대한항공(승점 52)과의 승점 차가 18점 차까지 벌어졌다. 사실상 봄 배구와는 멀어지는 모양새다. 그보다 더 낮은 곳에 위치한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 역시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바라봐야 하는 처지다.
상위 4팀은 잔여 일정에서 서로 간의 맞대결이 중요하다. 하지만 하위권 팀들이 뿌릴 수 있는 매서운 고춧가루 한 방에 시즌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부담감 없이 나서는 팀들의 경기력이 더 무서울 가능성도 높은 것.
↑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리빌딩 선언과 함께 고춧가루 부대의 활약을 예고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경기 전 차기 시즌을 위한 사실상의 ‘리빌딩’ 선언을 했다. 신 감독은 “올해는 포스트 시즌에 올라가기가 쉽지 않을 듯 싶다. 세터 강민웅을 중심으로 내년을 대비한 경기를 펼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은 선수단에게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재밌고 공격적인 배구를 하자고 주문했다. 그 결과 한국전력 선수단의 경기력이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안정적인 서브 리시브를 바탕으로 얀 스토크(26득점)와 전광인(19득점), 그리고 서재덕(10득점)의 삼각편대가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 한국전력이 세트 스코어 3-1로 완승을 거둔 것.
신 감독은 승리 후 ‘고춧가루 부대’들의 잔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신 감독은 “상위권 팀들은 우리 팀이나 우리카드, KB손해보험에 덜미를 잡히면 치명타가 될 것이다. 우리는 갈 길을 가겠다. 남은 경기에서 이기고 선수들이 승리하는 맛을 느껴야 한다”며 상위권 팀들의 발목 잡기(?)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우리카드도 대체 외국인 선수 알렉산더를 앞세워 만만치 않은 경기를 치르겠다는 각오다. 알렉산더는 지난 28일 KB손해보험전에서 33득점 공격성공률 62.26%를 기록하면서 팀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김광국의 부재와 최홍석의 부상 여파가 아쉽지만 리그 막판까지 시즌 모토였던 ‘독한 배구’를 위해 승리를 노린다. KB손해보험도 이대로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우승 윤곽은 6라운드 절반이 지나야 나온다고 바라봤다. 아직 최종 라운드에도 돌입하지 않은 상황. 상위권팀들은 하위권팀들의 고춧가루 뿌리기를 반드시 피해야 할 입장이다. 걸리면 치명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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