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해리 케인, 손흥민, 델레 알리, 에릭 다이어, 키에런 트리피어….
2015-16시즌 토트넘 홋스퍼가 예상을 깨고 25라운드 현재 선두 레스터시티(승점 53)에 승점 5점 뒤진 2위를 달리는 건 이 1990년대 이후 출생자들 활약 덕이 크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 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압박 축구를 펼치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상대팀들도 혀를 내두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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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체티노의 토트넘은 젊고 팔팔하다. 30세 이상 필드 플레이어가 없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지난 7일 상대팀 왓포드의 키코 플로레스 감독은 토트넘 선수들을 ‘짐승(Animals)'에 비유하기도 했다.
토트넘을 ‘짐승팀’으로 변모시킨 데에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의도가 깔렸다.
그는 2009년 에스파뇰 부임으로 감독일을 시작한 이래로 줄곧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다. 주전급 선수가 나가면 유스팀 선수를 끌어 올렸다. 토트넘에서도 다르지 않다.
1970~80년대 토트넘에서 활약한 테리 깁슨은 "포체티노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하길 바라는 것 같다. 그들이 감독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 신체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말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과 더불어 전방 압박 신봉자 중 한 명으로 선수들에게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그는 늘 선수들에게 “많이 뛰고, 더 빨리 뛰라”고 종용한다.
그 결과 그가 이끌던 2013-14시즌의 사우스햄튼은 팀 활동거리 순위와 스프린트(24km/h 이상 질주) 순위에서 전체 1위를 했다. 2014-15시즌에는 각각 2위와 3위를 달렸고, 올 시즌 두 부문에서 모두 2위를 기록 중이다.
2013-14시즌 잠시 사우스햄튼에 몸담은 파블로 오스발도와 같이 ‘개’처럼 다뤄지길 바라지 않은 선수도 나타났지만, 대부분은 포체티노의 요구에 순응했다. 개인적인 실력 성장을 몸소 느끼고, 팀 성적도 수직 상승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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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뛰어, 더더더더.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레프트백 대니 로즈는 “토트넘 훈련은 정말 힘들지만, 이 고통 또한 즐기려고 한다. 그로 인해 전술 이해도가 늘었고, 더 일관된 활약을 펼치게 되었다”고 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젊은 선수를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는 ‘관리’다. 때때로 선수단 장악에 걸림돌이 되는 스타 선수들보단 상대적으로 고분고분한 어린 선수들을 선호한다.
에스파뇰에서 ‘살아있는 전술’ 라울 타무도에게서 주장 완장을 뺏고, 토트넘에서 솔다도,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안드로스 타운젠트 등을 가차 없이 내친 것만 봐도 안다.
구단 입장에선 솔다도의 이적료 2600만 파운드가 무척이나 아깝겠지만, 별다른 스타플레이어 없이 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승승장구하는 ‘결과’만 놓고 보면 감독을 나무랄 수 없다.
포체티노 감독은 자신의 구상을 경기장에서 실천할 선수들에게 확실한 ‘위닝 멘탈리티’를 주입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것이 포체티노 지도 방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사우스햄튼에서 한솥밥을 먹은 아담 랄라나(리버풀)는 “포체티노 감독은 선수들을 항상 기분 좋게 해준다”고 했다. 오스발도도 “때로는 죽이고 싶기도 했지만, 감독은 궁극에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며 방식에는 불만을 가질지언정 지도력을 의심하진 않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구단, 스태프, 선수, 팬들 할 것 없이 모두 토트넘이 강해졌으며, 모든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팀으로 바뀌었다고 믿는다”며 주변의 모든 기대에 부응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향해 달리겠다고 했다.
토트넘은 1961년 이후 55년 만에 리그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까. 오는 5월 진짜 ‘성적표’를 나온다.
[yoonjinma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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