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변신의 전훈’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에서 오오타니(닛폰햄)의 속구를 받아쳐 안타를 때려냈다는 소식을 전해준 황재균(29·롯데)의 얘기다.
↑ 지난해까지 앞다리를 살짝 들면서 타이밍을 잡았던 황재균은 이번 겨울 다리를 들지 않는 타격폼으로 변신했다. 지난 ‘프리미어12’ 때 무안타로 눌렸던 일본 오오타니(닛폰햄)의 빠른볼을 쳐내면서 기분좋은 실전 적응을 시작했다. 사진=MK스포츠 DB |
당시 황재균은 타격폼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시즌중 타격 부침을 겪는 동안 “준비자세(스테이백)에서 스트라이드를 시작할 때 (손목) 코킹이 일찍 풀어지면서 배트 끝이 포수 쪽으로 처지는 현상이 있었다”고 스스로를 진단하고 있었다. 체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의심하면서 손목의 힘을 키워야 하는지, 혹은 다른 교정 방법이 있을지 열심히 고민 중이었다.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 “꼭 (외국투수들의) 빠른 볼도 잘 쳐내고 싶다”며 각오를 벼르던 모습이 기억난다.
그리고 두어 달 만에 애리조나 전훈캠프에서 만난 황재균은 타격폼을 바꾸고 맹훈 중이었다. 앞다리(오른손타자 황재균의 왼다리)를 살짝 들었다 놓으면서 타이밍을 잡던 타격폼에서 다리를 들지 않은 채 중심이동을 완성하는 타격폼으로 변신 중이었다.
다리를 드는 스윙보다 들지 않는 스윙이 아무래도 (1초 이내에 완결되는 스윙이라는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중심이동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데는 더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다리를 드는 스윙과 들지 않는 스윙은 우열을 논할 대상들이 아니다. 각 타자들이 본인만의 타이밍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선택의 범주에 있다.
내가 황재균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인 이유는 다리를 내려놓은 결정 때문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을 하체의 교정에서 찾았다는 방향 때문이다. 그는 손목 코킹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지만, 하체와 몸통의 움직임을 들여다보면서 새로운 타격폼을 모색했다.
적지 않은 타자들이 스윙의 문제를 상체에서 발견하지만 효과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늘 하체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효율적인 중심이동과 몸통의 회전에 집중하면 상체는 보다 본능적으로, 또 자연스럽게 따라 움직이는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다.
처지는 손목에 신경을 쓰는 대신 안정적인 중심이동과 강력한 몸통 회전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황재균은 다리를 들지 않는 타격폼으로 빠르고 힘찬 스윙을 완성하는 해법을 찾았다.
타자 황재균의 선택은 다가 올 2016시즌에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비록 전훈캠프의 연습경기였을 뿐이지만, 그토록 바라던 오오타니의 공도 때려냈으니 그의 새 타격폼은 더 없이 상쾌한 실전 첫 선을 보인 것 같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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