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5-1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26라운드는 극적인 승부의 연속이었다. 흥분됐고 짜릿했다. 그리고 이 중대한 승부처에서 터진 극적인 골들로 판도는 안개로 뒤덮였다.
아스널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지옥에서 천당을 맛봤다. 애매한 판정에 따른 페널티킥 선제 실점으로 끌려간 데다 레스터 시티의 철벽 수비를 공략하는데 애를 먹었다. 패배 시 사실상 우승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하지만 벵거 감독이 꺼낸 두 장의 교체카드가 모두 적중했다. 후반 25분 월콧이 동점골을 터뜨리더니 후반 50분 웰백이 외질의 프리킥을 절묘한 헤딩 결승골로 연결했다.
레스터 시티는 아스널에 ‘더블 패배’를 당하며 독주를 할 기회를 놓쳤다. 2위와 간극은 승점 5점에서 2점으로 크게 줄었다. 남은 경기(12)는 아주 많이 남았다. 더욱 골치가 아픈 건 추격하는 게 한 팀이 아니라 두 팀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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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현지시간) 레스터 시티전에서 후반 50분 터진 웰백(왼쪽)의 극적인 복귀골에 기뻐한 건 아스널 팬만이 아니었다. 사진(英 런던)=AFPBBNews=News1 |
아스널이 레스터 시티를 잡아주면서 토트넘은 반세기 넘은 우승의 한을 풀 적기에 한발 더 다가섰다. 우승레이스는 레스터 시티-토트넘-아스널의 ‘삼파전’이다. 승점 2점 차 이내 다툼이다. 1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뀐다.
4위 맨체스터 시티는 여전히 ‘가시권’이기는 하나 점점 그 간극이 유리천장으로 변하고 있다. 레스터 시티에 이어 토트넘에게 잇달아 패한 건 퍽 충격적이다. 그것도 안방에서 당했다. 페예그리니 감독의 마지막 시즌을 우승트로피로 장식하겠다는 미션은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의 패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희소식이다. 13일 선덜랜드 원정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멀어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4위와 승점 차는 여전히 6점. 못 뒤집을 간극이 아니다.
그런데 4위와 승점 6점 차보다 12위와 승점 8점 차가 더 좁게 느껴지는 것일까. 리버풀은 애스턴 빌라를 6-0으로 대파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협하고 있다. 승점 3점 차 이내로 바짝 뒤쫓는 팀만 리버풀을 비롯해 사우샘프턴, 웨스트햄 등 3개 팀이다.
오히려 첼시가 떠오르고 있다. 불가능할 것 같던 유럽 클럽 대항전 출전 확률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첼시는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첫 프리미어리그 홈 승리를 거뒀다. 뉴캐슬을 5-1로 대파하면서. 무승부 양산 속도가 좀 심하긴 하나 제 궤도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페이스라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가까워질 날도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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