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그 곳에 그들이 있었다.
1982년 출범 이후 34시즌. 연간 700만 관중의 한국 으뜸 프로리그로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선수들이 KBO의 성장과 감동을 채웠다. 그들 중에는 역사와 기록은 기억하지만 많은 팬들이 깜빡 잊어버리고 만 이름들, 추억 속에 묻힌 레코드 홀더들이 있다.
야구를 기다리는 2월의 MK스포츠가 지금 그라운드의 ‘슈가맨’들을 소환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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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3청룡’에게 가장 아쉬웠던 순간 중의 하나는 1984년 KBO의 프로야구연감 표지로 남았다. 해태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1이던 연장 11회말 2루주자 이해창이 내야땅볼 타구에 홈까지 파고들다 아웃 당했던 장면이다. |
‘응팔’의 ‘쌍문동 박남정’ 이동휘가 선택했던 폼 나는 패션은 MBC 청룡의 점퍼였다.
최초의 유일했던 서울 프랜차이즈로 출범한 MBC 청룡(LG 트윈스의 전신)은 그 시절 서울 시민들의 ‘최애팀’이다. 서울팀 프리미엄과 함께 방송사 구단의 집중조명까지 받으며 프로야구 출범 초기부터 최고 인기를 다퉜던 청룡은 KBO에 등장했던 16개의 구단명 중 유일한 한국어 이름 구단이었지만, 박진감 있고 세련된 이미지로 열광적인 응원을 끌어 모았다.
KBO 역사를 장식한 이 구단 최고의 기록은 프로야구 출범 첫날인 1982년 3월27일 대한민국 야구의 ‘사라진 메카’ 동대문구장에서 나왔다. KBO 첫 개막전, 7-7이던 연장 10회말, 2사 1,3루에 몰린 삼성 이선희가 MBC 백인천에게 고의4구를 내주며 선택했던 만루에서 다음 타자 이종도가 거짓말처럼 넘겨버린 좌월 그랜드슬램. 온 국민을 열광시킨 리그 1호 끝내기 만루홈런을 리그 출범 첫 경기에서 터뜨려내면서 KBO는 이후 ‘되는 리그’로 승승장구했다.
KBO의 ‘임팩트’를 담당한 팀 청룡의 활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경기 시작 벨이 울리기 무섭게 스탠드를 달군 벼락같은 홈런 기록 역시 리그 최초의 역사는 청룡에서 나왔다.
출범 세번째 시즌이었던 1984년 5월2일 전주경기에서 MBC 톱타자 이해창(63)이 해태 주동식의 첫 공을 받아쳐 담장을 넘긴 것이 KBO의 첫 1회초 선두타자 초구홈런이다.
이해창은 1983년 MBC에 입단해 1988년 태평양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6시즌을 뛰었다. 대표팀 출신으로 국제경기에서 수차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아마시절 이름값에 비하면 그리 길게 뛰지는 못했다. 그러나 김재박과 함께 청룡 타선의 선봉을 이끌며 거푸 리그 득점 1위를 차지했던 1983~1984시즌의 맹활약은 프로야구 초창기 팬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쌕쌕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그는 공격적인 스타일과 화끈한 주루, 다혈질 성격으로 유명했다. 팬도 많았고 화제도 많았고 구단과의 구설도 많았던 스타다. 1985년 삼성으로 트레이드됐으니 청룡과의 인연은 사실 두 시즌뿐이었다. 그러나 출범 초기 청룡의 역동적인 이미지에 크게 공헌하면서 이후 2년을 뛴 삼성(1985~1986)이나 도루왕을 차지했던 1987년 청보에서의 활약보다 청룡의 톱타자로서 서울팬들의 기억 속에 더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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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드롬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 쌍문동 골목의 ‘센스’를 담당했던 동룡역의 이동휘는 지난 15일 있었던 ‘응팔’ 출연진의 팬사인회에도 당시 서울 최고의 인기팀이던 MBC 청룡의 점퍼를 입고 등장했다. 사진=이현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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