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170만달러의 사나이, 그 베일이 벗겨졌다. 짧지만 강한 인상이었다. 각기 1이닝이 전혀 달랐는데, ‘후자’가 진짜다.
헥터 노에시(KIA)는 지난 22일 히로시마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헥터의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 등판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날 경기는 KIA의 이번 캠프 여섯 번째 경기. 등판 간격을 고려하면, 한 차례 더 피칭이 가능하나 코칭스태프는 ‘아끼기’와 ‘감추기’ 전략이다. 앞서 일본 구단과 경기에 한해 등판 계획을 세워뒀다.
KIA는 23일 요미우리전과 24일 닛폰햄전 등 2경기만 남겨뒀다. 23일 경기에는 지크 스프루일이 나선다. 그 또한 처음이자 마지막 연습경기 등판. 그 뒤의 4경기(SK-한화-LG-넥센 순)는 모두 국내 구단과 일전이다. 헥터의 두 번째 실전 피칭은 내달 시범경기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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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헥터 노에시는 22일 히로시마와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KIA 유니폼을 입고 뛴 첫 실전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눈길을 끄는 건 2회다. 헥터는 1회 속구만 던졌다. 2회 들어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를 추가했다. 변화구는 체인지업이 주를 이뤘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한 번씩만 던졌다. 낙차 큰 체인지업으로 히로시마 타선을 요리했다.
헥터는 이전부터 체인지업에 대한 평가가 매우 좋았다. 포크처럼 아래로 뚝 떨어지는데, 그 궤적이 탄성을 자아낼 정도. 애리조나 캠프의 피칭 로테이션에서 헥터의 공을 처음으로 받았던 불펜포수 최규상은 “체인지업이 속구와 비슷하더니 바로 앞에서 변화한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구위까지 더해지니 급이 달랐다.
헥터는 속구, 체인지업이 뛰어나다. 여기에 커브도 일품이다. 슬라이더 또한 그의 무기 중 하나다. 헥터는 스스로 속구가 가장 자신있다고 밝혔지만, 변화구도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리고 그 변화구를 잘 섞어 위력적인 피칭을 한다. 속구만 던진 히로시마전 1회는 진짜 헥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짧게나마 보여줬다. 진짜 볼 배합 속 위력을.
헥터는 지난 1월까지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서 뛰었다. 몸을 잘 만들었다. 그러나 그는 시계태업을 다소 늦췄다. 4월 1일 KBO리그 개막에 맞춰. 정상적인 컨디션은 아닌 가운데 100% 힘을 쏟지도 않았다. 살짝 맛만 본 셈인데, 헥터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딱 1이닝이었지만. 그만큼 강렬한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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