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안산) 김근한 기자] OK저축은행은 지난 2년 간 ‘괴물’ 시몬과 함께 별을 2개나 달았다. V리그 외국인 선수의 한 획을 그은 시몬은 말 그대로 리그 전체를 지배했다. 송명근과 송희채의 활약도 빛났지만 결국 시몬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그런 시몬을 다음 시즌부터는 볼 수 없다. 트라이 아웃 제도 실시로 아름다운 작별 인사를 나눈 상황. 이제 OK저축은행은 ‘포스트 시몬’이라는 크나큰 숙제를 안게 됐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 4차전 현대캐피탈과의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1(25-20 25-15 19-25 25-23)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한 OK저축은행은 2년 연속 왕좌의 자리를 차지했다.
시몬의 이날 기록은 32득점 공격성공률 69.23% 3블로킹 2서브에이스였다. 시몬은 아쉽게 서브에이스가 하나 모자라 트리플 크라운을 놓쳤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끈 압도적인 활약상을 선보였다. 시몬의 서브권에서는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이 무너졌다. 경기 막판 리시브가 흔들려도 시몬은 높은 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 |
↑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차기 시즌 시몬의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 절대 쉽지 않은 크나큰 과제다. 사진(안산)=곽혜미 기자 |
김 감독은 경기 후 “범실이 많았지만 우리 팀은 강서브로 상대를 흔드는 방법 밖에 없었다. 시몬이 결정적인 순간 서브와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우승 후 진심으로 고마워서 시몬에게 먼저 달려갔다”고 밝혔다.
시몬에게는 V리그 생활 2년을 마무리 짓는 화려한 작별이기도 했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 아웃 제도 실시로 시몬과 같은 세계적인 기량의 선수를 만나기는 당분간 어렵게 됐다. 시몬도 팀과의 작별에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시몬은 “동료들이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해줬지만 배구는 항상 한 팀으로서 경기해야 한다. 열정이 넘치는 동료들과 같이 했기에 좋은 결과를 냈다. 사실 슬픔과 기쁨이 공존한다. 슬픈 부분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형제들을 두고 떠난다는 것이다. 지난 2년 간 같이 지낸 선수단과 헤어지는 것이 안 믿긴다. 반면 한국 타지 생활을 오래했기에 쿠바에 있는 어머니와 가족들을 본다고 생각하면 기쁘기도 하다.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한다”고 털어놨다.
팀 동료들도 시몬과의 작별에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시몬과 단짝으로 염색까지 같이 한 송명근은 시몬과의 작별이 믿기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송명근은 “시몬은 어린 팀이 기죽지 않게 리더 역할을 잘 해줬다. 오늘 경기로 다시 한 번 최고의 선수라는 걸 보여준 것 같다. 잘 하는 선수니깐 많이 배웠다. 외국인 선수 홀로 있으니깐 친구 같은 역할도 해줬다. 이제 시몬이랑 경기 못하는 거가 실감이 안 난다. 진짜 가는 날에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 |
↑ OK저축은행 시몬과 송명근의 쌍포는 이제 추억 속으로 담아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안산)=곽혜미 기자 |
이제 OK저축은행은 시몬이 없는 ‘포스트 시몬’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전력 손실은 감내 할 수밖에 없다. 트라이 아웃에서 가장 마지막 순위라는 핸디캡도 있다. 김 감독은 “답이 있을지 모르겠다. 트라이 아웃 꼴등인데 사실상 주워서 써야 한다. 우선 신장과 서브를 중점적으로 보겠다. 우리 팀은 서브가 강점이다. 같이 두들겨줄 수 있는 라이트로 뽑겠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의 문까지 열었다. 공격 전술 시스템까지 모조리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 구성과 수비에 있어 또 다른 변화를 예고했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도 생각하고 있다. 선수들이 자기 포지션에
[forevertoss@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