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마지막 날이지만 긴장을 놓지 못할 거 같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마지막 시범경기가 예정된 지난 3월 31일(한국시간). 댈러스로 복귀에 대비, 짐을 싸느라 분주한 클럽하우스 사이로 추신수는 배트를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마지막날까지 개인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는 추신수였다.
추신수는 "큰 문제 없이 나뿐만 아니라 팀 전체가 6주간 시간을 잘 마무리하고 가는 거 같다"며 큰 문제 없이 마무리를 향해가는 스프링캠프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몸에서 반응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추신수는 캠프 초반 가진 인터뷰에서 "마음이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하지는 않는다"며 마음보다는 몸 상태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말을 캠프 끝까지 지켰다. 가벼운 등 통증을 느꼈을 때는 쉬었다. 정규시즌이면 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시즌 준비 과정에서 무리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몸이 건강하고 뛸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 이 점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올해는 몸에서 반응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안 좋으면 치료를 받았다. 시즌이면 다 뛸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악화시킬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하면서 좋은 컨디션으로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몸 상태에 귀를 기울인 덕분에 추신수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한 몸 상태로 시즌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지난 2년간 보기 힘들었던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보여주며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지난 2014년 다친 발목 때문에 움직임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힌 그는 "수술을 받았지만, 정상은 아니었다. 경기를 할 때도 '어떻게 하면 안 아프게 마무리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안 다치게 조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겨울에 운동하고 치료 받은 결과 캠프에서 상태가 많이 좋아진 것을 느꼈다. 뛰고 싶어도 못 뛸 때가 있지 않겠는가. 뛸 수 있을 때 뛰고 싶다. 단순히 도루가 많은 것보다 한 베이스를 더 갈 수 있고, 외야 수비에서도 아프지 않고 뛸 수 있다는 게 만족스럽다"며 발목 상태가 좋아졌음을 알렸다.
후배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자신을 믿어라"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는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뛰게 될 예정이다. 동갑내기 고향 친구 이대호(시애틀)도 그중 하나다.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이대호는 경쟁을 통해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개막전에서 이대호의 소속팀 시애틀을 만나게 될 추신수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개막전은 큰 행사다. 자기 이름이 불리고 운동장에 뛰언 나가면 느낌이 정말 새로울 것"이라며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개막전의 감동을 느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지금 메이저리그에 온 선수들은 한국에서 최고가 돼서 온 선수들"이라며 운을 뗀 그는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 좋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주위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해왔던 대로 했으면 한다. 자기를 믿지 못하면 주위에 모든 사람들이 믿어준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건강도 덕목으로 꼽았다. "안 아픈 것이 제일 중요하다. 재활중인 (류)현진이 (강)정호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부상에서 회복중인 두 선수의 성공적인 복귀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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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그 이상을 갈 거라 확신한다
추신수와 레인저스는 지난해 쫓아 올라가는 입장이었다면, 올해는 이를 지키는 입장이다. 추신수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면서 "지난해 휴스턴이 그랬듯, 1등을 하다가도 뒤집어질 수 있다. 좋은 전력이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며 시즌 내내 집중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텍사스는 마지막 순간 집중력이 부족해 울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 지구 우승팀 자격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대한 디비전시리즈에서 먼저 2경기를 이기고도 3연패, 아쉽게 탈락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원하던 결과는 아니었다. 올해는 그 이상은 갈 것이라는 확신에 가득차서 애리조나를 떠난다"며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1일 하루 휴식을 가진 텍사스는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범경기 2연전을 가진 뒤 5일 시애틀을 상대로 대망의 개막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