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2일 종합) 프로야구 KBO리그 개막 이틀째, 울고 웃은 팀은 어제와 달랐다. 1패 뒤 1승. 올해 ‘새 집’으로 이사를 간 삼성과 넥센은 나란히 홈 팬에 첫 승을 선사했다.
그런데 첫 승을 신고하는 게 참 힘들었다. 그래도 그게 부럽기만 한 건 홀로 2패의 한화. LG는 이틀 연속 짜릿한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2만346명의 관중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트렸다. 그들은 고대했던 이승엽의 홈런과 삼성의 승리에 흠뻑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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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은 2일 대구 두산전에서 8회에만 5점을 뽑으며 10-6으로 승리, 라이온즈파크 첫 승을 신고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삼성의 6-5 리드. 2번이나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두산이 쫓아오지 못하도록 멀리 달아났다. 박해민의 스퀴즈, 최형우의 홈런 등을 묶어 8회에만 5점을 뽑았다. 하루 전날 1회 1득점에 그쳤던 삼성은 빅이닝을 만들었다.
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의 홈런도 마침내 터졌다. 그 첫 주인공은 ‘국민타자’ 이승엽. 3회 유희관의 실투(120km 싱커)를 때려 우월 홈런을 날렸다. 이승엽의 통산 417호 홈런. KBO리그 최다 홈런 기록은 또 경신됐다.
잠실은 사상 첫 개막 이틀 연속 연장이라는 ‘재미있는’ 기록이 세워졌다. 하지만 그 재미를 만끽한 건 LG만이었다. 한화는 이틀 연속 씁쓸한 패배를 했다.
한화는 1승을 위해 총력을 쏟았다. 선발투수는 이틀 연속 그저 1번째 투수였을 뿐. 김재영은 2회 강판됐다. 딱 타순 한 바퀴를 돌았을 뿐. 송창식과 권혁은 오늘도 출근 도장을 찍었다. 3-5로 뒤진 8회 타선이 폭발하며 4득점, 7-5 역전에 성공했다.
승리에 한 발 다가가는가 싶었으나 2점 차 리드도 불안했다. 9회 ‘믿었던’ 권혁이 안타 3개와 볼넷 1개, 폭투 1개로 무너졌다.
정규이닝 종료. 연장에 강한 건 한화가 아니라 LG였다. LG는 11회 무사 1루서 이병규(7번)가 끝내기 3루타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좌익수 송주호의 무모한 다이빙 캐치 시도는 ‘다음’을 기약할 수 없었다.
개막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는 2013년의 롯데 이후 2번째. LG는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6회 등판해 1⅓이닝 3탈삼진으로 불을 끈 이동현은 통산 100홀드(8번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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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의 이병규(7번)가 2일 잠실 한화전에서 11회 끝내기 3루타를 친 뒤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전날 양현종과 지크를 동시 투입하고도 패했던 KIA는 천적 NC를 울렸다. 3번 김주찬-4번 필-5번 이범호는 나란히 2안타를 치며 중심타선으로 제몫을 다했다. 첫 선을 보인 헥터는 170만달러의 거물다웠다. 7이닝 6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패배에 빛이 바랬지만, 8회 추격의 2점 홈런을 쏘아 올린 박석민은 NC 이적 후 첫 아치.
넥센과 SK도 천신만고 끝에 웃었다. 넥센은 9회 롯데의 추격에 호되게 당한 끝에 5-3로 이겼다.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꾼 김세현은 데뷔 무대서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고전했다.
SK는 김광현에 이어 켈리를 내세우고도 ‘막내’ kt에 혼이 났다. 3회 이후 침묵하던 타선은 연장에 들어가자 반응했다. 그리고 1사 만루서 김상현의 끝내기 실책(69번째)에 편승해 4-3 승리.
이승엽은 2008년의 양준혁 이후 2번째로 1200득점을 달성했으며, 김주찬은 통산 1300경기(55번째)에 출전했다. 4월의 잠실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LG는 1995년 이후 21년 만에 홈 개막 2경기 연속 매진 행렬.
◇2일 전적
▲잠실
LG 8-7 한화 <연장
▲문학
kt 3-4 SK <연장 10회> (승-박정배, 패-장시환)
▲대구
두산 6-10 삼성 (승-심창민, 패-김강률)
▲고척
롯데 3-5 넥센 (승-코엘로, 패-레일리)
▲마산
NC 3-4 KIA (승-헥터 세-곽정철, 패-스튜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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