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7일 밤 심우준(21·kt)은 잠을 못 이뤘다. 스스로 용납하기 어려운 실수에 채찍질을 했다. ‘바보’라는 자책과 함께.
kt는 7일 삼성에 1-3으로 졌다. 시즌 첫 연패. kt 타선은 삼성 선발 차우찬(7이닝 3피안타 8탈삼진 1실점)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답답한 흐름 속 9회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김상현이 안지만을 상대로 안타를 치며 출루한 것. kt 팬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곧 그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대주자로 나간 심우준이 박경수의 좌익수 뜬공에 주루사를 한 것. 안타라고 직감한 심우준은 2루를 돌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타구는 멀리 날아가 좌익수 글러브에 잡혔다. 심우준이 뒤늦게 1루를 향해 뛰었지만 아웃. 그렇게 kt는 허탈함 속에 시즌 3패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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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의 심우준은 지난 7일 수원 삼성전에서 9회 대주자로 나갔다가 판단 미스로 주루사를 기록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자책하던 심우준의 휴대폰에 메시지가 하나 전달됐다. 보낸 이는 주장 박경수였다. 서로 휴대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했으나 연락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프로 3년차 심우준에게 프로 14년차 박경수는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선배다.
박경수는 풀이 죽어있을 후배를 위로했다. “좋은 경험이 될 테니 기죽지마. 그리고 잠 잘 자.” 생각하지 못한 선배의 메시지에 심우준은 깜짝 놀라면서 곧 기운을 차렸다. 심우준은 “박경수 선배의 첫 연락이었다. 그 메시지를 보고 울컥했다. 정말 감사했다. (박경수 선배 말대로)이 실수로 하
박계원 작전코치도 따뜻한 격려를 했다. 박 코치는 “또래에 비해 발이 빠르고 베이스러닝도 잘 하는 선수다. 평소 그런 실수를 하지 않았는데, 뭐 그럴 수도 있다. 앞으로 하나씩 배워가는 거다”라고 어깨를 두들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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